20070130

무슨 의미가 있을까?

 



가방을 정리하다가 티켓이 나왔다.

왼쪽의 티켓은 예전에 연극 처음 보러 갔을 때 끊은 것이고 오른쪽의 티켓은 얼마 전에 허니와 클로버 보고 끊은 것이다. 사진을 찍고는 휴지통에 버렸다. 앞으로도 디카로 물건을 버리기 전에 찍어 두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중에도 다시 기억해낼 수 있고 또 무엇보다 마음 편히 버릴 수 있다.

내가 봤던 연극과 영화들, 이 티켓들 그리고 이 티켓들을 사진으로 찍는 것.

이런 것들에 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세상에 모든 것들이 아무 의미가 없어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것과 세상에 모든 것들이 똑같이 다 아무 의미가 없으니 아무 행동이나 하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유는 찾지 못하고 그저 하고 싶어서 했다고 밖에 달리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made by C.L :: Sony GPS-CS1
혹 SONY GPS 사실분 참고하세요..
버려진 저 구석의 작은 집 : [] Sony GPS-CS1

스펙 설명 gps-cs1
Sony GPS-CS1

그리고 위의 링크에 소개된 gps-cs1을 옥션에서 구매했다. 배송중이다. 어제 결제했는데 오늘 오후에야 배송을 했다. 몇 번이고 옥션에 들어가 보냈는지 확인했다. 혹시 오늘 보내서 받아볼 수 있을까 하고. 위의 기계로 디카에 찍은 사진에 위도와 경도 정보를 집어넣어 flickr로 찍은 곳을 확인하려고 한다. 왜 그걸 사고 왜 사진을 찍고 위치 정보를 동기화 시키는지. 그런 것들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저 재밌을 것 같고 하고 싶다. 사람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며 살 순 없는데 난 좀 많이 하며 사나 보다. 그러면 삶이 더 풍요로워지고 의미있어 지는 걸까?


잘 모르겠다.

무언가를 기대하고 꿈꾸고 그것을 얻고 기대와 실체의 차이를 느끼는 과정들은 시간을 좀 더 빠르게 한다.

시간이 빨리 흐르고 흐르면 또 다른 세계가 날 기다리고 있겠지.

난 아이처럼 가만히 있지 못하고 자꾸 손을 뻗어 저 앞으로 나아간다.

의미가 있던 없던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20070128

이승철 시계


이승철 시계, originally uploaded by eunduk.

난 잠이 안와요.. 떠나간 그대의 생각에
조용한 내방구석 작은 시계소리도
슬픈 노래처럼 들리는 걸요

사랑때문에 이렇게 힘들죠
그대 생각에 난 잠 못 이루죠
아픈만큼 그대가 다시 돌아온다면
얼마든지 난 힘들 수 있어요
오직 내 맘속엔 그대 이기에..
....................................

난 그대를 불러요 언뜻 잠에 취한 내목소리로
아직 사랑한다고 여기서 기다린다고
눈감아 보지만 대답이 없네요

사랑때문에 이렇게 힘들죠
그대 생각에 난 잠 못 이루죠
아픈만큼 그대가 다시 돌아온다면
얼마든지 난 힘들 수 있어요
오직 내 맘속엔 그대 이기에..

난 꿈 속에서라도 그댈 본다면
애써 잠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너무 멀리 있어서 그대를 잡을수 없죠
온통 머릿속엔 그대 뿐인데

너무 사랑해선 안될 그대를
내맘 보다 더 난 사랑하나봐
그대 사랑없이는 나는 잠들 수 없죠
오직 내맘속에 그대 이기에
그대밖에 사랑할 줄 몰라요
오직 내맘속에 그대 이기에..
( 출처 : 가사집 http://gasazip.com/300803 )

요즘 계속 듣고 있다.
위의 사진은 접사 테스트 겸 이 음악을 듣는 다는 것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의도 겸으로 찍었다.
어떻게 부르는 게 잘 부르는 거라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부르는 게 잘 부르는 거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사랑 때문에 잠 못 이룬다는 가사도 소박하고 문안한 게 맘에 든다.
특히 맘에 드는 부분은 "조용한 내방구석 작은 시계소리도
슬픈 노래처럼 들리는 걸요."
밤새 잠 못자고 시계소리 슬프게 듣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과 그런 정황들이 잘 느껴진다.
이 노래의 미덕은 적절함이다.
가사도 보컬도 편곡도 어느 하나 오버하지 않고 조용히 자신의 역할을 다 한다.
그런데 그 울림은 의외로 크고 깊다.
이 노래 잘 연습했다가 자기를 힘들 게 하는 연인에게 불러주면 그 마음 조금이나 알아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요즘엔 멜론으로 음악 듣는다.
한달에 5천원 정도 들지만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원하는 대부분의 음악을 언제든지 들을 수 있게 해준다.
불법공유의 불편감도 없고.
음악을 듣는 방식이 시대가 변함에 따라 달라진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엠피쓰리라서 음질에 한계가 있다는 것.
정말 맘에 드는 음악이 있다면 씨디를 사서 들어야겠지.
듣고 싶은 음악 너무 많아 이것저것 듣느라 한 앨범을 오래 듣지 못한다는 것이 행복한 불평이다.

20070123

자기 계발

집으로 오는 길에 온통 자기 계발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지난 주 토요일에 한 시간 일을 더 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한가해서 나를 2시간 일찍 보내 줬다. 회사에서 시간외 근무수당 주지 않으려고 하는 수작이었다. 그래도 나는 일찍 집에 간다는 것에 기분이 좋았다.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는데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나이든 사람 하나가 들어왔다.
"벌써 퇴근하는 거야?"
"네."
"일찍 퇴근하면 뭘 할 거야?"
"집에 가서 잘 것 같아요. 집에 가면 졸려서요."
"젊은 사람이 집에서 잠이나 자면 되나. 자기 계발을 해야지."
뭐 꼭 자려고 하는 것은 아니었는데 갑자기 대답하려니 그런 말을 하게 되었다. 딱히 계획이 없었다. 평소에 집에 가서도 공부를 한다거나 뭔가를 배우거나 하는 것은 없었다. 그래도 시간은 잘 흘러갔다. 옷을 갈아입고 나와서도 자기 계발이라는 말이 자꾸 생각났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도,집에 들어가서 컴퓨터를 켜고 자주 가는 사이트에 들어가 글을 읽고 댓글을 달고 옥션에 가서 싼 중고 디카 둘러 보면서도 자기 계발에 대해 생각을 했다. '난 내 삶을 잘 살고 있는 것일까? 그저 하루 하루 시간만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난 하루 하루 나아지고 있는 것일까? 난 자기 계발에 더 신경 써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들을 했다. 좀 답답하기도 하고 스스로에 대해 한심하다는 생각도 했다. 그렇게 멍하니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금새 어두워진 방에 불도 켜지 않고 있었는데 여자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 친구들 만나고 헤어졌는데 너네집 근처야 잠깐 보자."
"그래."
난 답답하던 차에 잘 됐다고 생각했다. 여자친구를 만나 돌아다니다가 밥을 먹고 여자친구네 집 근처 놀이터에 앉아서 얘기하기로 했다. 그때까지도 난 자기 계발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평소보다 표정이 조금 어두웠나 보았다. 여자친구는 나를 가만히 보더니 물었다.
"너 무슨 안 좋은 일 있니? 얼굴이 굳어있어."
"별로 특별한 일 없었어. 그냥 아까······."
그렇게 내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네다섯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애가 탱탱볼을 가지고 놀다가 찬 공이 여자친구 옆으로 굴러왔다. 여자친구는 일어나서 아이를 보고 환하게 웃더니 "내가 공 그 쪽으로 차줄게." 하고 공 있는 쪽으로 천천히 달려가다가 오른쪽 다리를 들어 공을 찼다. 아니 차려고 했다. 여자친구는 헛발을 차서 모래만 날리고 공은 옆으로 조금 움직였을 뿐이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나는 무심결에 이렇게 외쳤다.
"자기 개발!"
여자친구는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봤지만 난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여자 친구 옆에 놓인 공으로 달려가 아이에게 정확하게 패스를 하고선
"난 개발 아니지롱."하면서 춤까지 췄다.
"난 나를 발전시켰어."라고 말할 때는 갑자기 진지한 얼굴로 얘기했다.
"무슨 소리야?"
"난 자기 계발에 성공한 거야. 조금 전에 자기가 헛발질 했을 때 나는 나를 발전시켰어. 그 전까지는 내가 아무 발전 없이 그냥 시간만 보내는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하지만 그 헛발질의 그 찰나의 순간에 나는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그 순간을 나의 발전의 계기로 삼은 거야.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내 삶을 긍정적오로 바라보기로 마음먹은 거야. 내 유머감각도 더욱 향상된 거라고."
그리고 갑자기 여자친구에게 달려가 양 어깨를 잡고 천천히 얼굴을 들이대다가 귓가에 나지막히 속삭였다.
"자기 개발"
여자친구는 막 웃어댔다. 여자친구를 와락 끌어안았다. 내가 자기 계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다 이 사랑스런 여자친구 덕분이었다.

20070121

운전중 휴대폰 사용금지

한 사내가 손을 흔드는 것이 보였다. 주위를 두리번 거리는 것이 조금 수상해 보였지만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옆자리에 앉더니 "통일전망대 갑시다." 했다. 눈치를 보는 것 같아서 뭐하나 봤더니 갑자기 품 안에서 칼을 꺼내 위협했다. 가진 돈을 다 내놓으라 했다. 영업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것 다 줘도 상관 없었다. 그녀석에게 그런 것 설명하기도 귀찮아서 일단 좀 꾸물거리며 어떻게 해야 할 지 생각해 보려고 했다. 녀석이 "저기 정류장에서 차 세워." 했다. 마땅히 떠오르는 게 없어서 차 세울 때까지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길 바라고만 있었는데 '운전중 휴대폰 사용금지'라고 크게 쓰여진 교통 표지판을 보았다. 흘끗 녀석을 보고 방심한 틈을 타 핸즈프리에 장착된 핸드폰을 잡아뜯어 녀석의 관자놀이에 있는 힘껏 내려쳤다. 한 손에 핸들을 잡은 채로 녀석에게 핸드폰을 내려치느라 차가 크게 흔들렸다. 휴대폰에서 손을 놓고 운전대를 양손으로 제대로 잡았다. 차를 세워서 녀석을 차 밖으로 끄집어내고 죽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다시 운전석에 앉았다. '운전중 휴대폰 사용금지'라고 쓰여진 교통 표지판이 다시 보였다. 역시 교통 표지판은 다 만들어 놓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 운전중에 휴대폰을 사용하면 운전에 집중하기 힘들어 사고의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이다. 덕분에 몇 만원 지켜냈지만 반대차선에서 차라도 왔으면 사고가 나서 몇 만원 주고 마는 게 나았을 지도 모른다. 핸드폰으로 아내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지만 조금 참았다가 가까운 택시정류장에 택시를 세워놓고 휴대폰으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를 하는 중에 한 손님이 타더니 "주엽역이요." 했다. 나는 "죄송한데요. 이 통화만 금방 끝내고 출발할게요." 라고 말하고 아내에게 난 괜찮다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통화를 끝내고 차를 출발시켰다.

 

20070115

귀찮음의 대가(대까)

꺼내기 귀찮아 김치없이 라면을 먹게 되고 그래서 영양이 불충분하게 공급되고
일찍 일어나 움직이기 귀찮아 매일 마음 졸이며 출근하고
사람들 연락하기 귀찮아 새해인사도 잘 안하고 여자친구나 겨우 만나고 지내서 극도로 좁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씻기 귀찮아 이도 안 닦고 잘 때가 자주여서 이는 점점 썩어가고
공부하기 귀찮아 안 해서 사람이 발전 없이 항상 그 모양이고
내게 숨겨진 능력과 재능을 개발하지 않아 도무지 뭔가를 이뤄놓은 게 없고
추울 때 한 겹 더 입기 귀찮아 얼어 디지게 춥고 나서야 후회하고
취직하기 전에 연봉이나 근로시간 업무내용 등에 대해서 자세히 알았어야 했는데 귀찮아서 그냥 집 가까운데서 일하다가 이제 후회하고 있고
이십대 후반이 다 되었는데 귀찮아서 면허 안 따서 면허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자리도 못 구하고
그런다.

그러니까 결론은
이 모든 대가를 감수할 만큼 귀찮아하는 것은 정말 끝내주게 짜릿하고 도저히 멈출 수 없을만큼 황홀하고 끊을 수 없이 중독적이라는 것이다.
난 그 대가들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귀찮음의 쾌락을 감싸안은 것이다.
온 힘껏 껴안아서 내 안에 퍼져들어와 하나가 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