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08

비정한 세상

한 아주머니가 아이를 데리고 버스에 탔다. 아주머니는 딴 생각을 하다가 자기가 내려야 할 곳에 도착했음을 갑자기 깨닫는다. 급하게 뛰어내리느라 아이의 다리가 문에 끼어 넘어지는 것을 보지 못했다. 아이는 넘어져 얼굴이 깨지고 차는 아이의 다리를 끼고 몇 미터 정도 갔다. 운전기사는 문을 열었고 아이는 아스팔트에 얼굴이 긁혀 피와 먼지가 뒤엉켜 있는데도 누구의 도움 없이 비틀거리며 혼자서 일어난다. 운전기사는 "갑자기 내리니까 그렇죠!."하고 소리치고는 운행을 계속 했다. 엄마가 아이에게 "내가 여기서 내리는 것을 생각 못하고 있어서 미안하다." 하고 얘기하자 아이는 얼굴의 피를 쓰윽 닦으며 "저도 제 앞가림을 스스로 해야 하는데 어머니에게만 너무 의지해서 이렇게 된 거죠. 이 얼굴의 상처가 평생 제게 교훈을 전해 줄 거에요." 하고 말하며 어머니가 들고 있던 짐을 든다. 업무중이던 환경 미화원이 금방 치운 구역이라며 얼룩진 아스팔트를 치워줄 것을 요구했다. 아이는 어머니에게 짐을 돌려드린다. "어머니 제가 어지른 것은 제가 치우고 갈 게요. 먼저 집에 들어가 계세요." 어머니를 보내고 아이는 이미 여기저기 튿어져서 걸레같은 웃옷을 부욱 찢어다가 근처에서 물을 적셔 아스팔트의 핏자국을 다 지우고 절뚝거리며 집으로 돌아갔다.

아침에 버스타고 병원 오면서 상상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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