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04

나는 나쁜 사람이야.

누군가 자신의 잘못을 지적할 때 "나는 나쁜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것은 "그 얘기는 더 이상 하지마."라는 말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나는 나쁜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것으로 상황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상대방도 나도 막연히 지금 이 상태로 있으면 안 된다고 알고 있다.
나쁜 사람이란 말이 지겹고 듣기 싫다면 결국 내가 나쁘지 않은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

왜 나쁜 사람인 채로 있으면 안될까?

내가 애초에 나쁜 사람이고 또 그렇게 사는게 당연하다면 그냥 나쁜 채로 살면 되는 것이다. 거기다가 새삼스럽게 "너는 나쁜 사람이야."라고 말 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내가 애초부터 나쁜 사람이었음을 인정하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나쁘게 사는 정말 나쁜 놈이 될 자신이 없다면 "너는 나쁜 놈이야."라는 말을 듣고 "그래. 나는 나쁜 놈이야."하고 말아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나는 나쁜 사람이 될 자질이 못 된다. 그러니 스스로 나를 나쁜 사람이라 할 자격도 없다.

그러니 난 나쁜 사람인  채로 있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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