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22

나의 아량

금세 칫솔질 했다며 음식을 사양하는 사람도 있던데.

난 칫솔질을 한 지 꽤 되어 칫솔질을 하려는데 먹을 것이 눈에 띄어 조금씩 먹느라고 칫솔질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눈에 띄는 모든 것을 다 먹어야 칫솔질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이건 아니다는 생각에 멈추기로 마음먹었다. 음식물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내 음식물에 이끌리는 내가 아닌 내가 스스로 음식물 섭취하는 시간을 조절하는 사람이 되기로 선택하고 음식물 섭취를 중단했다. 그제서야 칫솔질을 할 수 있었다.

혀로 금새 닦은 이를 더듬었을 때의 그 맨들맨들한 느낌! 용기내어 이를 닦은 보람이 있었다.

내 이가 다 없어질 때까지 내 식욕과 게으름 또는 음식물 섭취의 즐거움과 이를 닦고 나서의 상쾌한 성취감의 끊임없는 대립은 계속될 것이다.

난 남들에게는 대단찮고 쉬운 일을 힘들고 어렵게 하는 재주를 가졌다. 주위에서 보기 안쓰럽고 많이 답답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해심 많은 사람이라서 부지런한 당신들을 이해한다. 그럴 수도 있겠지 하고 넘길 줄 안다. 심지어 나는 당신들이 하루 세번 빼먹지 않고 꼬박꼬박 칫솔질을 하더라도 전혀 이상해하지 않고 오히려 칭찬까지 하며 어색하지 않게 어울려 웃으며 지낼 수조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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