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526

동생의 지적

동생이 내가 먹고 나서 설겆이를 안 한다고 불평했다. 잘 한 것도 아니고 마땅히 할 말도 없어서 가만히 듣고 있었다. 동생이 친구 만나러 나가고 나서 배고파서 뭘 해 먹을까 하고 보는데 동생도 자기가 먹고 난 그릇을 설겆이 하지 않은 것을 알게 되었다.
기분이 좀 나빴다. 자기나 잘 하지 나한테 뭐라고 하면서 자기도 설겆이 안 하는 게 어디 있냐고 다음에 보면 얘기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세상 사람들 모두 완벽한 의인은 없으니 서로 부족한 점을 지적해 주면서 살아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 각자 잘못을 하며 살아가지만 그렇다고 서로에게 잘못했다고 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동생도 잘못을 하는 사람이지만 내가 잘못한 것을 지적할 수 있는 것이다. 동생의 잘못과 내 잘못은 별개의 문제이다.
그렇다고 동생에게 좀 분한 마음이 생기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
동생을 비웃으면서 난 동생 그릇까지 설겆이하겠다.
"쳇, 지도 똑같으면서."

댓글 3개:

  1. 울형은 밥먹고 그냥 아예 안치워요--;; 뭐라고 하면 다른 건 그대로 놔두고 자기 밥그릇만 싱크대에 가져다 놓구요. 마치 다른 반찬은 손도 안댔다는 듯 말예요. 그럴때는 누군가 집에 하인이 있는거라고 생각하는걸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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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익명18:38

    ㅎㅎㅎ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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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방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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