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520

마음 속의 응어리

이상하게 내가 사는 세상은 하지 말란 것 투성이다.
술을 안 먹으면 안 되고 눈치가 없어서도 안 된다.
너무 솔직해도 안 되고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해도 안 된다.
군대 갔다 오긴 했느냐, 갔다 왔는데 그 모양이냐, 군대에서 많이 맞았을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들을 땐 속에서 뭔가가 꿈틀거리며 올라와서 그걸 가라앉히려 애썼었는데.
사실 생각해보니 다 맞는 말들이었다.
난 군대 갔다 와도 별로 달라진 것은 없고, 심하진 않지만 좀 맞았었다.
행동이 굼뜬 편이고 눈치도 없어서 하는 행동은 단순하고 헛점투성이다.
그렇다고 그다지 성실하거나 꾸준히 노력하지도 못하는 성격이다.
그저 항상 하는 일이, 힘들어 하면서도 참아가면서 하고, 고민하고, 답답해 하는 것이다.
내가 사는 세상에서 태어나고 길러진 난데 왜 세상의 관점에 맞지 않는 특성을 많이 지니고 있는 것일까?
맞다, 난 이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니지.
지금의 내 모습이 온전한 모습은 아니지만 세상이 원하는 데로 살고 싶지도 않다.
내가 가야할 나만의 길을 걸어 완전해지고 싶다.
요즘 사람들을 대하는 게 많이 피곤한 일이라고 느낀다.
피곤을 느끼는 패턴은 이러하다.
내가 평소 하던대로 행동한다. 누군가가 그것을 보고 답답하거나 못마땅해 내게 나의 모습에 대한 불만을 내게 표현한다. 난 그 사람이 나 때문에 답답해하고 힘들어해서 괴롭고, 지금의 내 모습이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모습이 아닌 것을 알고, 또 잘 변하지도 않는 것을 알아서 답답한 마음이 든다.
뭘 해야 할 지 모르겠다.
뭐가 옳은 것인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내가 뭘 잘 한 것도 없다.
하나님께 날 더 좋게 변화시켜달라고 기도드렸다.
좀 더 온전하고 평온한 모양으로 바뀌고 싶다.
생각뿐 말뿐.
달라지는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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