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07

내게 뭔가를 전하려던 외국 사람.

eunduk | 07 11월, 2006 22:10

인화를 맡겨둔 사진들을 찾아 오는 길에 양복을 차려 입은 두 사람의 백인이 말을 걸었다. 정확히는 둘 중의 한 사람이었다. 나에게 말을 걸고 나와 얘기한 사람은 한 사람이었다. 발음이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또박또박 주저없이 말을 했다. 시간이 없어서 간다고 했는데도 말을 멈추지는 않았다. 그냥 갈 수도 있었지만 난 그들을 지켜보았다. 날씨가 추운 밤 9시가 넘은 시간에도 저 사람들을 움직이는 열의는 어떤 것일까 궁굼했다. 그들의 말은 흘려들으면서 그들의 태도를 보고 먼 그들의 나라에서 온 그 사람들의 상황 같은 것을 생각했다. 우리나라 말 쉽지 않은데. 나도 내가 태어나지 않은 나라에서 그 나라 말을 배우고 그 나라 사람과 대화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냥 듣기만 하다가 난 이런 얘기를 해봤다. 나도 교회 다니면서 전도를 하는데 교회 다니는 사람에게는 전도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당신들은 왜 교회 다니는 사람에게 이런 것을 전하려고 하는가 하고 물었다. 내게 말하던 사람은 이 진리는 교회 다니는 사람과 다니지 않는 사람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난 그들의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확신에 차서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얘기한다는 것을 느꼈다. 난 그들의 태도만을 배우기로 마음먹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속한 단체를 소개하는 전단지를 주었고 거기에 적힌 웹사이트에 들어오라고 했다. 난 무슨 바쁜 일이 있는 것처럼 집으로 돌아갔고 가다가 전단지를 버렸다. 난 그들이 믿는 하나님과 내가 믿는 하나님이 같은 분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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