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24

수동문자수신거부

00.00.00 00.00에
00000000000님이
00000000000님께
보낸 문자메시지
가 수신거부되었
습니다.

위의 동그라미 부분에 문자를 받은 시각과 보낸 사람 번호와 받은 사람 번호를 입력후 보낸다.

1명에게 보내보았는데 반응이 없었다.

20070819

그에게는 내가 답답한 사람

내 말은 먹히지 않을 것 같았다. 그걸 알면서도 말은 해야 내 마음에 피해의식을 두지 않을 수 있을 듯 해서 말하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고용주에게 가서 밀린 식대와 휴가비를 달라고 요구했다. 식대는 언제 주지 않은 적 있냐고 하며 좀 기다리면 알아서 줄 것을 그걸 못 참고 와서 다그치냐 했다. 그는 내게 사소한 것까지 다 챙기려고 한다고 했다. 휴가비는 안 준다고 했다. 난 7월과 8월에 나를 포함한 다른 직원들이 월차를 쉬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그렇게 회사 생각 안 하고 자기 챙길 것만 챙기려 들면 뭔가 해 주고 싶어도 그럴 마음이 사라진다고 했다. 말로는 못하고 참 유치한 변명 한다고 속으로 비웃었다.

나에게 그는 자기 하고 싶은 데로 다 하는 고집쟁이이고 직원들 조금이라도 더 일 시키고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더러운 인간으로 보인다. 반면 그는 나를 일도 잘 못하는 녀석이 월급 꼬박꼬박 받아가면서 하루 이틀 일 좀 더한 것도 안 넘기고 다 챙기고 휴가 가게 해준 게 어딘데 휴가비까지 달라고 하고 임금 조금 늦게 줄수도 있지 그걸 가지고 닥달을 하는 귀찮고 치사한 녀석으로 보일 것이다.

난 그의 방에서 그가 나를 보는 눈길에서 저 사람은 진심으로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서로의 의견이 대립되면서 그도 나를 무척 답답해한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정말 지극히 당연하게 난 옳은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그도 나름대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었다.

이건 또 다른 얘긴데 우리나라 사람이 다른 나라에 납치되어 죽어가고 있는데 거기다 대고 '죽으러 간 사람들 죽게 하자.' 거나 '다 죽어서 이제 그 사람들에 대한 뉴스 더이상 보고 싶지 않다.'고 댓글을 다는 인간(감정이 격해졌음)들을 전혀 이해할 수 없지만 그들도 그들의 댓글에 그들의 댓글에 불만을 표시하는 것을 보면 그들은 실제로 자신들이 잘못한다고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고 오히려 반대하는 사람들을 아주 한심해하고 답답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서로가 답답해하고 억울해하고 자기가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상대방이 정말 어처구니 없다고 생각한다.

난 어떻게 해야 할까? 듣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내 얘기는 해야 하는 것일까? 그냥 포기하고 살까? 아니면 신경을 끄고 다른 일에 몰두하는 것이 좋을까?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씩 해결되지 못한 일들은 내 마음속에 상처가 되고 억울함이 되어 나를 조금씩 비틀어 간다. 어쩔 땐 "세상 모든 것이 다 잘못됐어!" 라고 소리치고 싶다. 아무 것도 모르던 어렸을 때가 더 행복했던 걸까?

그리고 정말 이해 안 되고 어처구니 없지만 내게 상처를 준 그들도 억울한 게 있고 답답한 게 있고 상처가 있겠지.

제길.

20070816

인랜드 엠파이어를 보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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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사기라면 정말 엄청나고 치밀한 사기이다. 전 세계를 상대로 수많은 사람들을 동참케하고 확실하게 당한 것인지도 모르게 하는 교묘한 사기이다.

이것은 단순한 영화관람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경험하는 것이다.

졸지 않고 영화를 관람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이다. 이 영화를 무사히 끝까지 관람한 사람 모두에게 칭찬과 존경을 표한다.

영화를 보면서 왜라는 질문이 끊이지 않았지만 애초에 해답같은 것도 없다.

애초에 답이 없는 퍼즐을 3시간 안에 풀어보라고 하면서 7천원을 받는 듯한 기분.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를 봤을 때도 느낀 기분이지만 이 영화는 그런 시도들의 최정점이라고 할 만하다.

역시 남들 보는 영화만 봐야 하는 걸까?

제목도 그냥 같다 붙인 것 같다.

내가 힘이 있다면 이 감독에게 "사실은 아무 뜻 없는 장면 마구 붙여놓고 그럴듯하게 보이게 만든 거에요. 저도 뭔 얘기를 하는 건지 몰라요. 평론가들은 그런데도 이것 저것 무슨 뜻이 있다고 갖다 붙이길 잘 하죠."라는 자백을 받아내고 말 것이다.

웬만한 다른 영화는 불평없이 볼 수 있다!

그래도 심형래보다는 낫다.

20070814

모두가 행복하길

1 행악자를 인하여 불평하여 하지 말며 불의를 행하는 자를 투기하지 말지어다 2 저희는 풀과 같이 속히 베임을 볼 것이며 푸른 채소같이 쇠잔할 것임이로다

일을 하다가 잠깐 핸드폰을 꺼내 이메일로 온 말씀묵상을 읽었다. 위와 같은 구절을 읽다가 너무 달콤해서 죄책감이 들 정도로 그 구절이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아주 잠깐의 행복감 후에 또 내 머릿속에는 어쩌면 내가 저 행악자이고 불의를 행하는 자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나를 괴롭게 하는 사람에게는 내가 행악자이고 또 내가 괴롭게 한 사람에게는 내가 행악자이겠지. 악인도 형통하고 의인도 형통하고 모두가 형통하길 바라고 싶다. 그리고 그게 부럽거나 불평스럽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악인이 되지 않을 자신이 없다. 모두가 형통하길 바란다. 나도 내가 좋아하는 싫어하는 사람들 모두. 심형래 아저씨도 돈 많이 벌고 탈레반에 잡힌 형제자매 모두 무사하고 감옥에 같힌 사람들도 즐거웠으면 좋겠고 부정한 방법으로 돈 열심히 버는 사람도 행복하고 즐겁길 바라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는 구원의 손길이 닿길 바란다.

그래. 물론 현실성이 전혀 없다. 그냥 잠깐동안 이렇게 모두의 행복을 비는 그럴듯한 사람이 되고 싶다.

20070811

나를 만난 시계

최근에 맘에 드는 전자시계를 골라서 샀는데 내 손목에 붙어서 내게 항상 시간을 가르쳐주는 이 녀석이 내 친구같다. 아침에는 잠도 깨워주고 시간마다 삑 소리를 내며 정시를 알려준다. 그렇게 유용하고 고마운 녀석인데 거기다가 이 녀석은 부담감도 없고 책임져야 할 일도 없고 잔소리도 하지 않는다. 나중에는 관심이 시들해져서 백라이트도 잘 안 눌러볼 거고 시끄러워서 알람도 꺼버릴지도 모르고 결국 고장나면 버리고 새것을 살 지도 모른다. 그래서 난 이 시계가 고맙고 편하고 미안하다. 이 시계는 주인을 잘 만난 것일까 잘못 만난 것일까? 내 땀이 배어가고 벨트부분에 자국이 날 것이고 색이 바래고 흠집이 생길 것이다. 그래도 내가 선택한 시계였고 나와 함께하는 시간동안 시계는 어둔 밤에도 또 물 속에서도 시간을 알릴 것이다. 그거면 그만이지 않은가! 동종기종을 소유한 사람중에 나는 시계를 진정 시계로 인정하고 대하고 모든 기능을 이해하고 사용하며 단순히 수집용으로 장식하지 않고 실생활에 사용하며 함께한 친시계적인 사람이라고 인정받고 싶다. 내 마음을 모르는지 어쩌면 내 마음을 알아준다고 하더라도 기술적인 이유로 시계는 그저 정확한 요일과 날짜를 알려주고 현재시각을 초단위로 묵묵히 표시할 뿐이다.

20070810

아무 짝에도 쓸 데 없는 시간

잠도 자고 영화도 보고 티비도 보다가 친구랑 전화로 얘기도 하고 과자도 먹다가 남은 시간은 무엇인가 중요한 일을 하기엔 아무 짝에도 쓸 데 없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