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07

패배자와 승리자의 대화

난 공부하는 게 정말 싫어.

나도 그래. 공부 하는 거 정말 싫어. 그래도 해야 하니까 하는 거지.

그게 정말 공부를 싫어하는 거라고 생각하니?

그럼. 하면서도 아 이거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항상 든다고.

아니야. 그건 정말 싫어하는 거라고 할 수 없어. 꼭 해야하는 일인 걸 알면서도 미루고 미루다 결국 제대로 하지 못해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면서도 다음에도 또 이러리라는 확신이 들어야 정말 공부를 싫어한다고 할 수 있는 거야. 넌 할 건 다 했었잖아.

그건 그렇지.

그건 싫어하는 게 아니야. 공부가 네 삶의 일부가 되도록 방조하지 못해 오히려 협조한 거라고.

그렇구나. 내가 공부를 싫어하는 마음이 많이 부족했구나.

넌 적과 내통하면서도 적과 열심히 온 힘을 다해 투쟁중인 자와 어울리려고 했던 거라고 그건 욕심이 지나친 거야. 이제 나를 떠나서 이겨내고 승리한 사람들과 함께 해 그게 너와 어울려.

너 너무 지나치게 예민한 거 아니야?

그냥 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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