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129

내 가슴에 손을

내 가슴에 손을

-하인리히 하이네

사랑하는 이여, 내 가슴에 손을 얹어 다오.
그리고 내 가슴의 고동을 들어 보아라.
거기에는 심술궃은 목수가 살고 있어
내 관을 열심히 짜는 것일세.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내리치는 쇠망치
덕분에 오랫동안 나는 잠들지 못하네.
빨리 끝내 주게, 목수여
깊이 잠들 수 있도록

어떨 때는 마음이 불안하고 너무 가슴이 두근거려 마음이 평안해지길 간절히 바라게 될 때가 있다. 내 마음대로 세상을 변화시켜 달라고 하고 싶어도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마음만이라도 평안하게 해 달라고 기도드린다. 하지만 진정한 평안은 불안과 고통이 삶을 모두 갉아먹은 뒤에나 가능할 것이다. 다행이다 끝이 있다는 게.

아아 나는 눈물이 싫어졌다.

아아 나는 눈물이 싫어졌다.

-하인리히 하이네

아아, 나는 눈물이 싫어졌네,
달콤한 근심에 쌓인 사랑의 눈물.
그처럼 그립던 마음이
그리움 그대로 끝나지 않을까 두렵구나.

아아 사랑의 달콤한 근심과
그 아프고 슬픈 기쁨이
또다시 내 가슴을 괴롭히려고
미처 아물지도 않은 가슴속에 밀려드누나.

친척집에 놀러와서 그림이 들어간 하인리히 하이네 시선집을 발견했다.

많은 시를 읽어보진 못했는데 하이네는 알고 있었다.
세계의 명시 모음같은 류의 책이었는데 하인리히 하이네는 유독 내 눈에 띄었었다.

77년도에 인쇄된 1000원짜리 책이다. 화라는 사람이 선에게 준다는 글이 첫장에 적혀 있다.

읽다가 맘에 드는 시들은 적어 두고 싶다.

20060127

간호사 국가고시를 치뤘다.

생각보다 많이 긴장되고 신경쓰였다.

시험을 보면서 어서 끝내고 나가고 싶은 생각이 자꾸 들었다.

이번에 꼭 합격해서 다시는 이 시험 안 보길 바란다.

이런 스트레스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다.

사람들이 나에게 뭐하는 사람이냐고 물으면 "간호사"라고 대답할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길 바란다.

20060118

먹고 살 만은 하지

엄마랑 전자렌지용 팝콘을 먹으면서 적어도 우리집 배 곯지는 않고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귀찮아서가 아니라 먹을 게 없어서 굶지는 않는다. 먹는 게 해결 된다고 사람이 만족하면서 살 수는 없지만 어떻게 되더라도 적어도 밥은 먹고 살아갈 것이며 큰 사고 없으면 꽤 오래 목숨 유지하며 살아갈 것이다. 적어도 먹고 살 만은 한 세상이다. 하하하.

기다리시는 하나님

Exodus 23 30Instead, I will force out your enemies little by little and give your nation time to grow strong enough to take over the land.


Contemporary English Version



나는 조금씩 조금씩 너희들의 적들을 몰아내서 너희들의 나라가 그 땅을 정복할 만큼 자랄 시간을 줄 거야.


하나님은 바로 가나안 사람들을 다 없애지 않으시고 이스라엘 백성이 약속된 땅을 정복할 만하게 될 때까지 기다리셨다. 내게도 계획을 가지고 조금씩 조금씩 준비하면서 기다로고 있으실 것이다. 지금 갑자기 내게 큰 힘이나 돈이나 지위가 주어진다고 해도 지금의 나는 그것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 때가 되면 하나님의 일에 필요한 만큼 채워 주시겠지. 그래도 기다리시는 하나님 많이 답답하실 것 같다. 아직도 멀은 것 같으니.

20060116

육교를 걷다가 발견한 것


빤쓰


Originally uploaded by eunduk.


육교를 걷다가 계단 틈에 들어간 하얀 천뭉치 같은 것을 보았다. 자세히 보니 여성용 팬티였다. 일단 폰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두고 어떤 이유로 저것이 저기에 있을까를 상상하고 이것에 대해 글을 쓰리라 마음 먹었다.


그런데 집에 와서 대체 무엇 때문에 저 팬티에 대한 글을 써야 하는 것인지 그저 내 마음 내키는 대로 해도 되는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나에 대해 뭐라고 하던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던가는 별로 상관이 없는데 내가 무심코 한 행동이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고 기분나쁘게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되었다.

군대 갔다 와서 특히 내가 하고 싶은 쓸데 없는 작은 일들을 실천하는 게 습성이 되어버렸다. 지나가다 먹고 싶은 것 먹고 아무 때나 돌아다니고 싶으면 돌아다니고 친구들에게 문득 생각난 것을 장난쳐보고 하는 것 같은 일 말이다. 군대에서 하고싶은 것 하지 못하고 억눌렸던 욕망들이 아직까지도 발산되는 것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주일에 교회 청년부 친구들에게 얘기 해봤는데 별로 큰 일 아니라고 그런거 써도 상관 없다고 해서 용기내어 쓴다.


저 팬티가 왜 저기에 있을까? 몇가지 가설을 세워보았다.


1. 어떤 여자가 술먹고 오줌쌌는데 친구가 편의점 가서 새 팬티를 사서 입히고 집에 보낸 후 자기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주머니에 있는 팬티를 버릴 곳을 찾다가 육교 계단 틈에 버렸다.


2. 어떤 여자가 잠이 안 와서 새벽에 옷장 정리를 하다가 사연이 있는 팬티를 발견한다. 그 팬티는 예전 남자친구가 사준 것이다. 그것을 들고 새벽에 예전에 함께 거닐던 추억의 길을 더듬어 간다. 걷는 도중에 육교에 다다르자 감정에 복받쳐 눈물을 흘리는데 주머니에 마땅히 눈물을 닦을 것이 없어 팬티로 눈물을 닦는다. 그리고는 그 팬티를 저 육교 계단 틈에 넣고는 이제 다 잊기로 결심하고 집에 돌아가 편안하게 잘 잔다.


3. 한 할 일 없는 남자가 육교 계단 틈에 여성용 팬티를 넣어두면 얼마만에 없어지는지 궁굼해서 새벽에 몰래 저기다 넣어두고 매일 주기적으로 확인하러 온다.


어떤 이유에서건 낯선 장소에 있는 팬티 한 장 덕분에 혼자 상상해보고 글도 쓰며 놀 수 있었다.


육교 계단 틈에 팬티 넣어두신 분 고마워요.

자비로운 하나님

Exodus 25Don't charge interest when you lend money to any of my people who are in need. 26Before sunset you must return any coat taken as security for a loan, 27because that is the only cover the poor have when they sleep at night. I am a merciful God, and when they call out to me, I will come to help them.Contemporary English Version (CEV)

Copyright © 1995 by American Bible Society

나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줄 땐 이자를 받지 마.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옷을 전당잡혔으면 해가 지기 전에는 돌려줘. 그 옷은 그 사람들이 잘 때 입고 자는 옷이기 때문이야. 나는 자비로운 하나님이고, 그래서 그 사람들이 나를 부르면, 나는 그들에게 가서 도와줄 거야.
하나님 꼭 그들을 도와주세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은 도와줄 사람이 없어요. 약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사람들에게는 무서움을 알게 해 주세요. 그리고 제가 저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게 해가 되는 일을 하지 않게 이끌어 주세요. 그래서 언제나 하나님은 제게 자비로운 하나님이 되어 주세요. 사람들이 자비로운 하나님을 많이 알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