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710

060710

나이트 근무중.
좀 전에 창가에서 가로등이랑 버스정류장을 찍었다.

사진 찍는 일에 관심을 가지면서 날씨나 하늘의 구름 밤과 낮의 차이 등을 신경쓰게 된다.
예전에는 무심코 지나쳤을 것들이다.
무엇인가에 관심을 가지면 그것에 관해서 예전에는 보지 못하던 것을 보게 된다.

같이 근무하는 선생님이 쉬라고 하시는데 쉴 수가 없다.
다른 선생님들이 쉬고 싶어하는 것을 느낄 수가 있고
별 일이야 없겠지만 누군가는 깨어있어야 한다.
그건 아마도 나인 듯 싶다.
정말 선생님이 나를 쉬게 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좀 더 강한 어조로
"내가 fetal 들을테니까 좀 쉬어. 일 있으면 내가 깨울께,"하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닐까?

소울 싱어즈라는 ccm가수가 어제 한마음교회에 와서 찬양을 불렀다.
들을 만 했다.
멋졌다.
그들의 태도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교회는 공연하기에 무척 열악한 환경이었다.
마이크의 볼륨도 음색도 저마다 달랐고 잘 통제도 되지 않았다.
반주 씨디가 튀어서 다시 처음부터 부르기도 했다.
청중들의 일부 중 중학생 몇 명은 앞자리에서 누워서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미소를 잃지 않고 진지하게 성실히 공연에 임해주었다.
열악한 교회 음향시스템으로도 충분히 그들의 음악에 마음이 움직일 수 있었다.
내 마음에 드는 형식의 노래들은 아니어서 노래를 찾아 듣거나 씨디를 사지는 않겠지만 공연때의 그 열기와 몰입과 기분좋음, 가슴뭉클함은 잊지 못할 것이다.

내 앞자리에 앉은 중학생 아이 하나가 제멋대로 였다.
목사님이 설교하실 때나 공연중에 옆이나 뒤를 보고 대부분 누워 있었다.
한 번인가 두번 쯤 내가 똑바로 앉으라고 지적을 했다.
하지만 잠시뿐 다시 제멋대로 했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고 고민했다.
저 아이에게 소리를 치고 무섭게 굴어서 자기가 잘못했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하는 것일까?
그게 저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이 아이에게 무관심한 것 아닐까?
결국 그냥 두고 볼 뿐이었다.
목사님도 소울 싱어즈 리더도 맘에 거슬렸는지 한마디씩은 했다.
하지만 버럭 화를 내거나 윽박지르지는 않고 부드럽게 이쁘게 앉으라는 식으로 얘기했다.
소울 싱어즈 리더는 자기는 저만했을 때 더 심했다고 얘기했다.
모두의 마음 한 구석을 불편하게 하면서도 자기는 그것을 느끼지 못했던 그 아이를 공연 내내 가끔씩 보면서 저 아이는 아직 잘 몰라서 그러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다는 것을 몰라서 그러는 것일 거라고 생각했다.
언제쯤 그 아이는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비쳐지는지 알게 될까?
이대로 갑자기 몸만 어른이 되면 저 아이는 이 세상을 어떻게 흔들어 놓으며 살까?
아이를 보며 불편해하고 고민하고 생각했지만 내가 아이에게 영향을 준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난 그 아이에게 관심을 가졌던 것일까?
그 아이에게 좀 더 관심가지고 더 아끼는 마음이 있었다면 더 열심히 타일르지 않았을까?
느끼기만 하고 반응하지 않는 내 모습이 가끔은 답답하다.
손을 조금 내며려다 말고 하면서
난 모든 일에 한발 물러서서 지켜보려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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