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121

운전중 휴대폰 사용금지

한 사내가 손을 흔드는 것이 보였다. 주위를 두리번 거리는 것이 조금 수상해 보였지만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옆자리에 앉더니 "통일전망대 갑시다." 했다. 눈치를 보는 것 같아서 뭐하나 봤더니 갑자기 품 안에서 칼을 꺼내 위협했다. 가진 돈을 다 내놓으라 했다. 영업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것 다 줘도 상관 없었다. 그녀석에게 그런 것 설명하기도 귀찮아서 일단 좀 꾸물거리며 어떻게 해야 할 지 생각해 보려고 했다. 녀석이 "저기 정류장에서 차 세워." 했다. 마땅히 떠오르는 게 없어서 차 세울 때까지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길 바라고만 있었는데 '운전중 휴대폰 사용금지'라고 크게 쓰여진 교통 표지판을 보았다. 흘끗 녀석을 보고 방심한 틈을 타 핸즈프리에 장착된 핸드폰을 잡아뜯어 녀석의 관자놀이에 있는 힘껏 내려쳤다. 한 손에 핸들을 잡은 채로 녀석에게 핸드폰을 내려치느라 차가 크게 흔들렸다. 휴대폰에서 손을 놓고 운전대를 양손으로 제대로 잡았다. 차를 세워서 녀석을 차 밖으로 끄집어내고 죽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다시 운전석에 앉았다. '운전중 휴대폰 사용금지'라고 쓰여진 교통 표지판이 다시 보였다. 역시 교통 표지판은 다 만들어 놓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 운전중에 휴대폰을 사용하면 운전에 집중하기 힘들어 사고의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이다. 덕분에 몇 만원 지켜냈지만 반대차선에서 차라도 왔으면 사고가 나서 몇 만원 주고 마는 게 나았을 지도 모른다. 핸드폰으로 아내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지만 조금 참았다가 가까운 택시정류장에 택시를 세워놓고 휴대폰으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를 하는 중에 한 손님이 타더니 "주엽역이요." 했다. 나는 "죄송한데요. 이 통화만 금방 끝내고 출발할게요." 라고 말하고 아내에게 난 괜찮다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통화를 끝내고 차를 출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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