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828

자는 시간을 줄이면서 쓰는 글

아침엔 일어나기 싫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저녁에는 일찍 자기 싫다.
별로 할 일도 없는데 깨어 있고 싶다.
뭘 좀 먹을까?
책을 좀 볼까?
뭔가를 조금 더 하고 싶다.
하지만 지금 자야 할 것 같다.
내가 깨어 있으면 내가 잘 수 있는 시간이 몇 초씩, 몇 분씩 줄어든다.
조금 아쉬운 데로 자야 한다.
뭐든지 약간 모자란 듯한 상태에서 그만 해야 뒤탈이 없고 생활에 지장이 없었다.
정신적인 것이든 육체적인 것이든 조금씩 물러나는 만족의 선을 따라잡아가며 채우다 보면 무리가 생기고 무언가 부작용이 생긴다.
많이 먹으면 살이 찌고
음악을 이어폰으로 많이 들으면 청력이 소실되고
인터넷을 오래 돌아다니면 눈이 나빠지고 시간이 지나간다.
애초에 무언가가 나를 완전히 채워 만족시킬 수 있다는 환상을 버리자.
나를 무한히 채울 무엇인가는 하나님께서 채우시는 것 밖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난 쉽게 만족을 얻으려고 세상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들을 구한다.
그리고 아직 난 그런 것들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가끔 저 너머에 어렴풋한 빛이 보이는 것 같다.
언젠가 저 빛에 한번 가긴 해야겠는데.
여기서 망설이다가 내게 맞겨주신 일도 못하고 죽는 것은 아닐까 모르겠다.
그건 그렇고 일단 지금은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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