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18

이리 오너라

하려던 일을 하기 위해 갈 길이 먼데 밤이 늦어 산 속의 한 집 문 앞에 서서 "이리 오너라." 하고 외쳤다. 그랬더니 갑자기 산 속에서 이리 예닐곱마리가 달려들었다. 열심히 달려서 몸을 피했다. 한 숨 돌리고 나니 누가 이리를 풀어 놓은 것인지 궁굼했다. 실험을 위해 다시 그 집 문 앞에 서서 "이리 가거라." 했더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한번 "이리 오너라." 하고 외쳤더니 아까 봤던 그 이리들이 다시 달려드는 것이었다. 예상했던 일이고 처음 겪는 일도 아니고 해서 이번에는 침착하게 몸을 피할 수 있었다. 분명 이리가 달려드는 것은 우연이 아니고 특정한 말-이리 오너라.-에 반응하도록 훈련되어 있었다. 누군가 재미있는 녀석이 틀림없었다. 누군가가 "이리 오너라." 하고 말 할 때 정말 이리가 와서 당황하게 될 때마다 일을 꾸민 녀석은 혼자 낄낄 대고 있을 게 분명했다. 산 속의 다른 집에서 밤을 보내고 주먹밥과 고기 말린 것을 많이 준비해서 며칠 동안은 산 속에서 지낼 준비를 하고 이리가 달려드는 집 근처에서 매복을 했다. 하려던 일은 나중으로 미루었다. 이리를 훈련시킨 자와 대화를 나눠보고 싶었다. 그가 이리를 훈련시키게 된 계기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듣고 싶었다. 아니 그보다 더 여기서 육포를 뜯으며 이리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것은 요즘엔 이런 재밌는 일이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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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6

안부를 전하다

오랫만에 아버지를 만났다. 아버지는 고기를 사주셨다. 고기를 먹으면서 서로 어떻게 지내는지 물었다. 한참 먹을 때 여자친구가 아버지에게 안부 전하라던 얘기가 생각났다. 아버지 만난다고 전화로 얘기하자 여자친구가 안부를 전하라고 했었다. 말 꺼내기가 좀 멋적어서 고기 먹으면서 눈치보고 있는데 아버지가 먼저 여자친구 얘기를 꺼내셨다. 그래서 여자친구가 안부 전해달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고맙다고 전해달라고 하고 언제 한번 저녁 같이 먹자고 하셨다.

전에는 누가 안부 전해달라고 했을 때 안 전했다. 내가 사람들 자주 만나는 사람도 아니고 내가 사람 만나 서로 안부 확인하기도 벅차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저 전해달라는 대로 전했더니 내가 두 사람을 이어 놓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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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1

슬픔이여 안녕을 읽고

프랑소아즈 사강은 이 소설을 18세에 지었다고 한다.

슬픔이여 안녕에서 안녕은 불어로 작별할 때의 안녕이 아니고 반갑게 인사할 때의 안녕이라고 한다.

예전에 화정역에서 약속시간 남아서 전철역 한구석에 의자랑 책이랑 놓아둔 곳에 가서 얇은 책을 하나 집어서 읽었다. 읽다보니 재밌어서 가만히 앉아 가끔 사람들이 우르르 내릴 때마다 민망해 하면서 3분의 1쯤 읽었다. 집에 두고 조금씩 생각 날 때 읽다가 좀 전에 마저 읽자고 결심하고 다 읽어치웠다.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자신의 욕구에 따라 사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사는 부녀가 있다. 아버지는 나이들었지만 매력적인 바람둥이다. 딸은 아버지와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아버지는 엘자라는 젊은 여자와 사귀고 있는데 안나라는 죽은 아내의 친구를 만난다. 그녀는 상식적이고 고지식해서 지금까지 만난 육체적인 여자들과는 색다른 점이 매력적으로 여겨졌다. 결국 아버지는 젊은 애인을 버리고 안나와 결혼하기로 한다. 딸은 안나가 이전에 자신과 아버지에게 없던 안정과 평온함을 가져다 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딸 세실은 안느가 두 사람에게 점차 변화를 가져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고 자신의 애인인 시릴르를 만나지 못하게까지 하자 장난처럼 어떤 계략을 생각해 낸다.
줄거리를 다 얘기하기가 싫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다가 줄거리를 다 알게 되면 실제 책을 읽을 때 김샐 것이기 때문이다. 난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책을 읽었다. 그게 책을 온전히 느끼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했다고 생각한다.
세실은 결국 슬픔을 받아들이고 인사를 나누었지만 그것이 세실을 성장하게 만든 것 같지는 않다. 그것이 성장이라고 하더라도 안느의 생활방식처럼 상식적이고 평범한 가치를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좀 더 공허하고 시니컬하게 만드는 도구가 되었을 뿐이다. 아버지와 딸은 가끔 안느를 회상하겠지만 아버지와 딸의 삶이 변화되었을 것 같지 않다. 세실의 공허함에 공감해하기도 하고 앞으로도 평생 그런 식으로 살 것이라 생각하니 불쌍하기도 하고 그런 사람들은 좀 힘든 일을 겪어봐야 하고 병에 걸리거나 가난해져야 좀 더 삶에 절박해지지 않을까하는 얄미운 마음도 들었다. 평생을 자신의 욕망에 따라 자신을 파괴시키면서 살며 공허해하는 삶은 스스로 슬퍼하기도 부끄러울 것이고 주위의 깊은 동정을 받을 수도 없다. 난 더 절박하게 생을 붙잡으며 더 높은 하나님의 생명의 말씀을 바라보며 살겠다.

20061204

죽는다.


인간은 언젠가 반드시 죽는다.

데스노트 중에서

성경에는 에녹과 엘리야가 하늘로 올라갔지만 그 사람들도 죽음을 경험하고 하나님께로 갔을 것이므로 위의 말은 맞는 말이다.

예수님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것은 에녹과 엘리야의 경우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시기 위한 것이다.

그것도 사흘이나 있다가.

죽음조차도 넘어서는 영역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신 것이다.

나도 죽는다.

하지만 죽고 난 후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믿을 수가 없다.

검색하다 알았는데 모세 형님도 하늘로 이미 가 계신다고 한다.

20061202

하나쯤 얻어도 나쁘지 않겠지.

아내를 얻는 자는 복을 얻고 여호와께 은총을 받는 자니라.

잠언 18장 22절

믿을 만한 책에 써있는 거니까 한번 믿어봐야겠다.

소갈비의 위력

가끔 누가 뭐 먹고 싶은 거 없냐고 물어봤을 때 소갈비라고 대답하면 잠시 상대
방이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게 된다.
그리고는 대부분 '소갈비 같은 소리'한다고 한다.
소갈비의 위력을 실감한 후 누가 뭐 먹고 싶을 때 딱히 대답할 것이 떠올리면 조
심스럽게 소갈비란 단어를 입밖에 내어 본다.

--
Opera의 혁신적인 전자메일 클라이언트 사용: http://www.opera.com/mail/

20061121

양동근

난 이 사람 잘 모르는데. 이 노래를 듣고 내 마음속에 작은 희망 같은 것이 생겼다. 어쩌면 저렇게 진심으로 세상을 대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다 보면 세상이 좀 더 좋은 곳으로 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의 그 선한 무한한 능력들로 모든 사람들이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그런 세상에 조금씩 가까워 지는 상상을 했다.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데 내 부족한 말솜씨와 좁은 인간관계 또 이 블로그를 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원망스럽다.

콘트라베이스를 반주삼아 전하는 양동근의 마음이 느껴지는 랩 

20061120

내가 갈 곳은 어디일까?

eunduk | 20 11월, 2006 02:55

내가 필요로 하는 곳.

나를 필요로 하는 곳.

그런 곳이 있다면 어디일까?

알려 주세요.

갈게요.

20061112

나에게 위로

eunduk | 12 11월, 2006 23:22

무언가를 이루려면 그것을 시도해야 한다. 바라고 얻으려는 것들은 그리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될 때까지 여러번 시도해야 한다. 처음 몇 번이야 할 수 있겠지만 나중에는 계속 다시 시도하기가 힘들 것이다. 실패의 그 처참하고 맥빠지는 감정들을 이겨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이루려는 그 무엇인가를 얻으려면 될 때까지 다시 시도해야 한다. 그 끊임없는 시도들을 위해서는 강인한 의지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것보다는 망각이 더 필요하다. 실패를 매번 느끼며 이겨내는 것보다 실패자체를 잊는 게 훨씬 간편하고 효과적이다. 실패의 그 강렬한 감정을 잊는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그런 게 가능한 선천적으로 잊는 데 타고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간혹 있다. 집에 뭔가 잘 놓고 다니고 약속도 잘 잊고 해야할 일도 잘 빼먹고 몇 번 갔던 길도 갈 때마다 새롭게 다니는 그런 사람 말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어리버리하다는 소리 잘 듣고 안쓰럽거나 한심스럽게 하는, 무언가 도와줄 거리가 항상 있어서 주위 사람들 스스로가 쓸모 있는 사람으로 느끼게 하거나 쓸데없는 일을 만들어 내서 귀찮게 하는 그런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은 예전 것들을 또 잊고 다시 시작하기가 수월하다. 잘 잊는다는게 스스로는 저주라고 생각하겠지만 어쩌면 그건 하나님이 주신 큰 선물일 수도 있다. 모든 실패는 그의 특기인 잊음으로 다 날려버리고 또 시작하면 그만이다. 실패하면 잊고 또 하고 실패하면 잊고 또 하고 그러다보면 언젠가 안 될 일이 뭐가 있겠나.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죽더라도 그건 끝을 다 보지 못한 영화처럼 중간에 끝나버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간이 더 있었으면 그 사람은 그것을 이루었을 것이다. 영화를 끝까지 보지도 않고 그 영화가 잘 만들어졌는지 형편없는지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런 사람을 실제로 예를 든다면 나를 예로 들 수 있다. 지금은 뭐도 아니지만 하나님이 주신 천부적인 잊는 재능을 가지고 있으니 뭔가 계속 하다보면 뭐라도 될 것이다. 걱정할 게 뭐 있어. 난 늘 하던 것처럼 잊어버리고 또 다시 하면 그만인데.

20061110

미스테리 영화

eunduk | 10 11월, 2006 23:29

금지된 것들이나 남들이 하지 않는 것들은 내게 흥미를 일으킨다. 마치 미스테리 영화처럼 그것의 실체가 무엇인지 궁굼해서 그 끝이 나올 때까지 가 보는 거다. 하지만 막상 그렇게 내게 흥미를 일으키던 것들의 실체는 사실 별 것 아닌 것들이었다. 미스테리 영화의 결말을 보고 나서 어쩌면 조금 참신했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겠지만 그게 무엇이던 간에 결말을 보고 나면 이게 다인가 싶다. 오히려 궁굼해하고 어떻게 될까 하면서 마음졸이며 결말을 모르고 기대하던 그 시간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무언가에 흥미를 가지고 찾고 애쓰다가 막상 별 거 아니라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다행히 세상에는 정말 수많은 것들이 있어서 하나씩 하나씩 실망을 느끼더라도 또 다른 것들에 관심갖고 해볼 일이 엄청 많다. 그 수많은 것들 다 시도도 못 해보고 난 죽을 것이다. 하지만 별로 해 본 것도 많지 않으면서 뭘 하더라도 내 마음에 꼭 흡족한 그런 것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냥 멍해지는 때가 있다. 뭔가를 하기는 해야 겠는데 뭘 해봐도 다 별로일 것 같아서 뭘 해 볼 마음도 안 생겨서 가만히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가만히 있는 것은 나를 너무 답답하고 스스로가 한심스럽게 느껴지게 하고 우울하게 만든다. 무언가가 나를 언제나 흥미를 느끼게 하면서 죽기 직전쯤 끝나는 그런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영화로 치자면 잘 만들어진 미스테리 영화가 무한에 가깝게 스토리가 늘어지면서도 긴장감을 잃지 않으면서 그 뒤가 궁굼하게 만드는 영화라고 할까. 항상 무언가 부족하고 허전한 모든 것에 대한 이 배고픔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가만히 나를 돌아보면 어쩜 단순하게 설명 가능할 지도 모른다. 그저 실증을 잘 느끼는 성격이어서 금방 질리는데 노력하기 싫은 게으름뱅이라서 이제는 뭔가 해보기도 귀찮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내가 깨닫지 못한 무언가가 아직 있는 것이다. 그렇게 믿는다. 나를 무한한 충족의 상태로 이끌어 더 이상 조급해하지도 않고 답답해하지도 않고 불안해 하지도 않고 다른 누구를 부러워하지도 않고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내 삶의 의미와 진정한 가치에 대해서 알게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방향을 잘못 잡은 느낌이다. 날 제대로 알고 계속 지켜본 누군가는 "이 녀석 꽤 헤메겠군. 그래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해 보거라. 언젠가는 내게 돌아 오겠지. 난 언제나 여기서 기다리고 있겠다." 하면서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으실 것이다.

20061107

내게 뭔가를 전하려던 외국 사람.

eunduk | 07 11월, 2006 22:10

인화를 맡겨둔 사진들을 찾아 오는 길에 양복을 차려 입은 두 사람의 백인이 말을 걸었다. 정확히는 둘 중의 한 사람이었다. 나에게 말을 걸고 나와 얘기한 사람은 한 사람이었다. 발음이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또박또박 주저없이 말을 했다. 시간이 없어서 간다고 했는데도 말을 멈추지는 않았다. 그냥 갈 수도 있었지만 난 그들을 지켜보았다. 날씨가 추운 밤 9시가 넘은 시간에도 저 사람들을 움직이는 열의는 어떤 것일까 궁굼했다. 그들의 말은 흘려들으면서 그들의 태도를 보고 먼 그들의 나라에서 온 그 사람들의 상황 같은 것을 생각했다. 우리나라 말 쉽지 않은데. 나도 내가 태어나지 않은 나라에서 그 나라 말을 배우고 그 나라 사람과 대화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냥 듣기만 하다가 난 이런 얘기를 해봤다. 나도 교회 다니면서 전도를 하는데 교회 다니는 사람에게는 전도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당신들은 왜 교회 다니는 사람에게 이런 것을 전하려고 하는가 하고 물었다. 내게 말하던 사람은 이 진리는 교회 다니는 사람과 다니지 않는 사람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난 그들의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확신에 차서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얘기한다는 것을 느꼈다. 난 그들의 태도만을 배우기로 마음먹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속한 단체를 소개하는 전단지를 주었고 거기에 적힌 웹사이트에 들어오라고 했다. 난 무슨 바쁜 일이 있는 것처럼 집으로 돌아갔고 가다가 전단지를 버렸다. 난 그들이 믿는 하나님과 내가 믿는 하나님이 같은 분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20061105

불편한 자세

eunduk | 05 11월, 2006 02:31

망설이다가 무언가를 하기는 해야 해서 일을 하지만 하면서도 이게 맞는 건지 몰라 확신이 없는 사람은 항상 불편한 자세를 하기 마련이다. 난 대부분 내 행동과 말투와 자세가 불편하고 어색하다고 느껴진다. 내 확신없는 정신세계는 그것에 어울리는 육체의 모습을 만들었다.

20061104

헤리티지

빅토리 이즈 마인 듣기

Chorus)
I'm gonna fly away 그 날 위해
내게 허락된 그 길 따라
I'm gonna fly away
다시 모두 준비된 나를 위해 이제는 fly away

Verse1)
[효식] 아무런 기대 그 어떤 약속도 없었던 내게
조금씩 난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느껴지네
날 이끈 손길 따뜻한 그 기억이 날 일으키고
처음 느낀 그 사랑이 지친 내 맘 자유케

Chorus) Repeat

Verse2)
[희영] 언제나 지나지 않을 것 같았던 시간들도 지나가고
이젠 내가 숨 쉬는 이율 알았을 때 자율 느끼게 돼
가파른 언덕을 넘어도 나에게 oh 또 다른 새로운 날
그의 뜻대로 나 이제 oh I'm gonna fly away

Chorus) Repeat

Chorus2)
Victory is mine I'll get up
내게 주신 그 약속을 위해
세상이 날 에워싸도 굳게 서리라 Victory is mine
Is mine I'll get up
내게 주신 그 약속을 위해
세상이 날 에워싸도 굳게 서리라 Victory is mine

Bridge)
오랜 시간 바래왔던 이 순간
나 이제 주저하지 않으리

Vamp)
[효찬 Leading + Heritage Mass Choir]
I'm ready, He's makin' away (X8)
I'm ready (X9)
밝고 따뜻하고 신나는 노래들. 이렇게 다양하고 실력있는 뮤지션들이 인정받았으면 좋겠다.

20061028

벌써 오후 4시네.

eunduk | 28 10월, 2006 15:52

나가 볼 생각이다. 씻지도 않고 일단 옷부터 입었다. 주머니에는 자동카메라에 필름을 채워 넣었다. 씻는 것을 포기한 대신 난 약간의 시간과 풀린 눈을 얻었다. 밖에서 아는 사람만 만나지 않으면 된다. 어쩌면 씻으면 조금 나아보일 거라는 것도 내 환상일 지도 모른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토요일 오후, 내가 몸을 일으키는 데 하루의 반절 이상이 소모되었다. 어제 다 읽은 그 시간 많은 소녀 모모가 생각난다. 그 소설에서 내가 모모 옆에 있었더라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너무 시간이 많아 그 시간을 주체하지 못하고 스스로 파멸해가는 역으로 나올 지도 모르겠다. 모모는 느리고 게으른 사람의 바쁜 세상에 대한 자기변명과 푸념일 수도 있겠다. 그것도 아주 멋지게 말이다. 어차피 인생 공수래 공수거 그냥 왔다가 가는 거다. 나에게 시간을 공급하시는 분에게 참 감사하고 미안하다. 그래도 뭐, 그분은 그런 것 다 아시면서도 내게 시간들을 누리라고 주셨을 거다. 멍하니 있거나, 깨어서 일어나지도 않고 누워있거나, 씻지도 않고 목적없이 돌아다니거나 하다가 어쩌다가 가끔 아주 짧은 시간에는 무언가 쓸모있는 일을 하기도 하는 거지.

20061027

5일 후에 죽기로 결심한 사람.

사는 게 힘들고 지겹다고 생각하는 어떤 사람은 5일 후에 죽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3일째 되던 날에 전쟁이 일어난다. 그는 어차피 신중히 결정해서 죽기로 마음먹었는데 전쟁이 자신의 계획을 방해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상황과 계획을 외국에 서버가 있는 블로그에 올리고 계획대로 실행했다. 개인 대피소에 숨었다가 다음날 개인 비행기에 기름을 가득 싣고 식량도 없이 마지막 비행에 나섰다. 계속 동쪽으로 나아가자 금새 바다가 나왔다. 아무런 허가도 없이 타국의 국경을 넘게 되면 격추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죽을 때까지 바다만 날아다닐 수 밖에 없었다. 바다라, 바다에서 죽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온통 파란 물 뿐이지만 그게 참 멋졌다. 그리고 지겨워지기엔 시간이 너무 짧았다. 하루밖에 남지 않았으니까. 바다 구경 실컷 하면서 지난 날들을 돌아보았다. 달리 할 일도 없었다. 배가 고프고 목이 말랐다. 졸립기도 했고 그래도 금방이었다.금방 계획한 5일째 되는 그 날 그 시간이 되었다. 그는 비행기를 폭발시켰다. 바다로 뛰어들 수도 있었지만 그건 너무 시시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신동아에 난 이 기사
를 보니까 전쟁일 때 오히려 자살률이 늘어난다고 나와있었다. 난 그 반대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주인공이 전쟁이 일어나면 더 살려고 애쓰게 되는 게 싫어서 자신의 계획대로 자살하는 내용으로 쓰려고 했는데 이 기사를 다 읽고 생각이 바껴서 지금처럼 썼다. 죽기로 마음먹은 사람에게나 살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나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되겠다. 전쟁을 일으키려는 인간에게는 하나님의 심판이 속히 임하길.

기분 나쁜 얘기

eunduk | 27 10월, 2006 21:39

A: 너한테 기분 나쁜 얘기 좀 해도 될까?

B: 하지마.

20061024

준 포토

eunduk | 24 10월, 2006 23:41

능곡 초등학교 밑에 있는 준포토.

현상과 스캔까지 4000원으로 나에게만 인하해주셨다.

거의 갈 때마다 깎아달라고 했더니 결국 이런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오늘도 깎아달라고 다른 데는 3000원 하는 데도 있다고 했더니 아저씨가 기계가 1억하는 건데 그러면 언제 본전 뽑냐고 하시더니 결국 깎아 주셨다.

현상하고 인덱스만 뽑으면 싸긴 한데 사진이 너무 작아서 촛점이 맞았는지도 확인하기 힘들다.

아주 싼 편은 아니지만 이 정도 가격이면 감당할 만 하다고 본다.

동생이나 엄마는 그것도 비싸다고 할 테지만.

낮에 가면 부인과 아이들도 볼 수 있다.

사진관 한쪽 벽면에는 커다란 액자에 리얼라로 찍어서 확대했다는 액자에 부인의 젊었을 때 사진이 걸려 있다.

여기저기에 아이들 어렸을 때 사진도 있고.

나도 여자친구나 가족, 교회 사람들 사진이 많다.

사진을 많이 찍게 되면 주변 사람들이 자동으로 모델이 되는 것은 자연의 섭리인 듯 하다.

20061021

친구들의 결혼식

친구들의 결혼식
eunduk | 21 10월, 2006 03:08

진현이와 재근이의 결혼식날이다.
처음 맞는 친구들의 결혼식이다.
근데 도움을 준 것 하나 없어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결혼하면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4시가 다 되었는데 잠을 안 자고 있다.
뭔가 쓰고 나면 맘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에 뭐라도 적는다.

요즘 내 삶을 돌아보면 이것저것 해보지만 하나 제대로 한 것은 없는 느낌이다.
잠이나 잤으면 더 알찬 시간이었을까?

20061019

쓸 데 없어 보이는 것들

eunduk | 19 10월, 2006 02:59

가끔 내가 하는 모든 일이 다 쓸데 없는 일 같다.

내가 열심히 즐겁게 한 일이 누군가에게는 쓸 데 없다고 여겨지는 일이다. 또 내가 쓸 데 없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삶의 목표일 수도 있다.

별 거 아닌 사소한 일을 하면서도 어쩌면 이게 중요한 것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정말 뭐가 중요한 걸까? 무엇도 확실하지가 않다. 자꾸 따져보면 별 거 아닌 것 같다.

어떨 땐 무언가에 의미를 두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참 쓸데없는 일 같다.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쓸데 없는 것인지를 제대로 알지도 못한채 시간만 자꾸 흘러간다.

뭐라도 하고 있는 게 나은걸까? 더 나은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 것 같다. 왠지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기회가 조금씩 줄어드는 기분이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다.

20061012

그런데 너는

그런데 너는
eunduk | 12 10월, 2006 22:40

개역한글

그러나 네 눈과 마음은 탐남과 무죄한 피를 흘림과 압박과 강포를 행하려 할 뿐이니라

개역개정

그러나 네 두 눈과 마음은 탐욕과 무죄한 피를 흘림과 압박과 포악을 행하려 할 뿐이니라

표준새번역

그런데 너의 눈과 마음은 불의한 이익을 탐하는 것과 무죄한 사람의 피를 흘리게 하는 것과 백성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것에만 쏠려 있다."

새번역

그런데 너의 눈과 마음은 불의한 이익을 탐하는 것과 무죄한 사람의 피를 흘리게 하는 것과 백성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것에만 쏠려 있다."

공동번역

그런데 너는 돈 욕심밖에 없구나. 죄없는 사람의 피를 흘리려고 눈을 부릅뜨고 백성을 억누르고 들볶을 생각뿐이구나."

공동번역 개정판

그런데 너는 돈 욕심밖에 없구나. 죄없는 사람의 피를 흘리려고 눈을 부릅뜨고 백성을 억누르고 들볶을 생각뿐이구나."

CEV

But all you think about is how to cheat or abuse or murder some innocent victim.

GNT

But you can only see your selfish interests; you kill the innocent and violently oppress your people. The Lord has spoken.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악을 행하는 것을 GNT는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하고 CEV는 그런 것만 생각한다고 하고 표준 새번역은 쏠려 있다고 한다.
내가 보고 생각하고 쏠려 있는 것은 뭐지?
또 내가 보고 생각하고 쏠려 있는 것은 내 눈 앞에 그런 것들이 보여서 그런 것이 아니라 내가 내 의지로 그리 해서 그렇게 된 것이다.
내가 그것만 보고 생각하고 거기에 쏠려 있어서 그런 것이다.
더 좋은 것들 꼭 봐야 할 것을 나를 만드신 분이 원하는 것을 보고 그것들을 자꾸 생각하고 거기에 온 정신이 쏠려있게 되기를 바란다.
내 행동은 그렇지 못하더라도 꼭 그렇게 되기를 내 마음속의 한 부분에서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것이 확실하다.
말 뿐인것 같지만.

언제나 내 곁에서 나와 함께하는 피로.

eunduk | 12 10월, 2006 22:24

어제는 피곤해서 일찍 잠을 잤다. 사실 그저께도 그저께 전날도 피곤했다. 어제는 집에 들어오자 마자 푹 잤다. 푹 자면 아침이 더 개운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었다. 평소보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나가려고 더욱 전의를 불태워 나 자신의 더 천천히 움직이고 싶고 또 눕고 싶은 욕구와 싸웠다. 5분 더 먼저 나갈 수 있었다. 충분히 잠도 자고 마음을 가다듬었지만 그리 달라지진 않았다. 그래도 5분이나 앞당겨서 일어난 것에 대해 좋은 징조이며 희망의 작은 조각이라 생각하며 좋아했다. 오늘도 일을 끝냈더니 역시나 피곤했다. 어제처럼 가만히 앉아있으면 꾸벅꾸벅 졸게 될 정도는 아닌 걸 보니 어제 푹 잔 잠이 역시 효과가 있었나 보다. 집에 들어와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몸은 피곤하고 그렇다고 또 그냥 자기도 그렇고 고단해서 뭔가를 하기도 귀찮았다. 가만히 앉아서 멍하니 있다가 티비 뉴스에서 북한 핵 개발에 대한 뉴스가 나오는 것을 보다가 부시가 북한에 대해서 대화할 필요도 없다고 얘기했다는 것을 듣고 재수없다고 생각하다가 뭔가를 하기는 해야겠는데 몸이 조금 고단하다는 핑계로 뭘 하기도 귀찮은 이 기분을 글로 남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다행이도 키보드를 두드리는 일은 그리 많은 열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피곤하면 쉬고 싶고 쉬면 피곤이 가시니까 쉬면 그만인데 맘 편히 쉬지도 못한다. 난 정말 피곤한 걸까? 내가 일하는 병원엔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도 다 함께 일하는데 그 사람들은 새벽까지 친구들 만나 놀기도 하고 아침에 운동도 하고 저녁엔 공부를 하는 사람도 있다. 다들 일 하지 않는 시간에도 무언가를 하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 있는데 난 뭘 했나 싶다. 또 어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자기일에 능숙해서 최고라 불리는 사람들은 분명 나처럼 피곤함을 느끼면서도 자기 자신을 단련시키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아서 그런 경지에 다다른 것이다. 나처럼 멍하니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니면 사람들은 다 나름의 길이 있는 것이고 나름의 피곤도가 있어서 조금 더 피곤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조금 덜 피로를 느끼는 사람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난 누구와의 비교도 필요없이 내가 느끼기에 피곤하면 그저 쉬면 되는 거다.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보니 뭔가 나 자신에게 불만이 있다. 또 그저 일 끝내고 별로 한 일도 없이 보낸 하루하루가 아쉬운 거다.

난 내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다. 그렇다고 대충대충 되는데로 살고 싶지는 않다. 너무 욕심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또 그게 욕심 없는 것이 아니라 귀찮아서 포기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벌써 열시가 넘었다. 조금 있다가 자면 또 다음날이 되어버린다. 일어나고 씻고 일 나갔다가 들어오면 또 피곤하다고 멍하니 이생각 저생각만 하고 있겠지.

아니야. 그건 너무 평범하고 재미없는 예측이야. 평생을 별 일 없이 지낸 어떤 할아버지도 젊었을 때의 어느 피곤한 저녁에는 뭔가 신나는 다음날을 꿈꿨을 거야.

내일은 뭔가 신나고 즐거운 음 어 편의점 가서 이동통신사 할인카드로 할인받아서 초컷릿이나 사먹을까.

20061007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보고
eunduk | 07 10월, 2006 20:49

인간은 지구에서 스스로의 지위에 대해 너무나도 오만하다.
사소해 보이는 일이 중요한 일일 수도 있고 대단해 보이는 일이 별 것 아닐 수 있다.
부정적인 생각은 좋은 일이 있어도 기뻐하지 못하게 한다.(마빈)
썰렁하더라도 유머감각을 잃지 말자.
자신의 존재에 대한 고민은 해답이 나지 않는다.
내 관점을 상대방에게 정확히 설명하는 일을 잘 하는 사람은 인생을 조금 더 안정적으로 살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축복이다.

날 보러 와요를 보고.

날 보러 와요를 보고.
eunduk | 07 10월, 2006 20:36

연극을 처음 봤다.
저기 앞에서 정말 말하고 움직이는 배우들이 얼마나 실감나던지.
연극 보기 전에는 비싸기만 하고 별로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실제는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연극이 끝나고 난 후에 한사람씩 들어오면 박수를 보내는데 정말 진심으로 온 힘껏 박수를 쳤다.
얼마나 연습을 하고 준비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061004

적지만 소중한 친구들.

eunduk | 04 10월, 2006 13:28

일 끝나고 학교에 가서 동아리 친구들을 만났다.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이 많아 처음엔 너무 반가워서 여기저기 인사하고 다니느라 바빴지만 인사말고는 더 할게 없었다. 웃으면서 인사를 하고는 결국 제일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 곁으로 가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그 사람들과는 좀 더 편하게 얘기하고 장난도 치면서 지낼 수 있었다.

내가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 너무 적고 내 행동반경이 너무 좁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는데 내게는 그게 자연스럽고 당연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많은 사람을 알고 지낸다고 해도 결국 나와 연락도 하고 만나면 어색하지 않고 마음속의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사람들을 단순히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깝게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얼마가 되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그렇게 가깝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하는데 그 수는 생각보다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 핸드폰에 번호가 많이 저장되어 있어도 정작 자주 연락하는 사람은 대여섯 명도 안 되는 것 같으니까.

그래서 난 내게 가까이 안 되는 그 몇 안되는 사람이 다른 많은 사람들보다 더 중요하고 소중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사람들은 내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람들이니까. 너무 자주 봐서 당연히 잘 지내고 함께 있는 줄 알지만 그 사람들과의 관계가 허물어지면 내 삶 전체가 흔들릴 테니까.

난 많은 친구들을 가지진 않았지만 정말 소중한 적은 친구들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을 더 아끼고 존중하며 함께 행복한 이 지구에서의 시간들을 보내고 싶다.

20060929

먹기만 했어.

eunduk | 29 9월, 2006 23:32

어제는 회식이었는데 난 술도 안 마시고 별로 할 얘기도 없었어. 어차피 난 잘 먹다 오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어. 난 먹는데 집중했어. 사람들은 음식도 다 먹었는데 가지 않고 얘기하고 있었어. 가만히 듣고 있다 보면 나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기도 하고 그건 아니라고 생각되는 얘기도 있었어. 그런데도 그냥 듣기만 했어. 이유는 내가 무슨 말을 해봤자 무얼 변화시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어. 그래 꼭 뭔가 변화시키거나 의미있는 대화를 하지는 않더라도 그냥 잘 어울리게 이런 저런 말 하면 되는데 별로 그러고 싶지는 않았어. 내게는 먹는 게 더 의미있는 것으로 여겨졌어. 먹으면 맛있으니까. 맛있게 먹기는 했지만 내가 좀 이기적인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 다른 사람들도 자기 하고 싶은데로 할 수도 있지만 여기 참석해서 같이 적절한 속도로 먹고 부담되지 않는 화제로 이런저런 얘기하며 상대와 조금은 더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난 내가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별 말 없이 먹기만 하니 얼마나 제멋대로야. 한창 먹고 나서 배가 부르니 가만히 앉아있기 지루해서 컵과 접시들을 크기별로 정리하기도 하고 먹고 남은 뼈를 그릇에 담기도 하고 먹고 남은 마늘을 크기별로 정리한 후 제일 넓은 것부터 쌓아보기도 했어. 그런데 옆에서 얘좀 보라며 웃어서, 관심 끌려고 이상한 짓 하는 걸로 보이기 싫어서 그것도 관뒀어. 내 멋데로 하는 것 같아도 난 보이지 않는 나를 통제하는 어떤 선 안에서 굴복하고 말았던 거야. 난사람들이 아주 바람직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데로만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지는 않았어. 어쩌면 사람들이 바란다고 생각하는 것도 그렇게 하면 안 될꺼라고 생각하는 것도 내 좁은 생각안에서의 공상일 뿐일지도 몰라. 먹기만 하는 게 지겨워 혼자 이생각 저생각 하는 것을 즐긴 것일 수도 있고. 돌아보니까. 꼭 먹기만 하지도 않았구나.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어. 칼집도 적절히 나있고 양념도 괜찮았고. 설겆이도 안 해도 되고 필요한 것들 갖다 주니까 편하고 좋았어. 내 돈 주고는 비싸서 그렇게 맘 편히 먹지 못했을 거야. 그래서 남기지 않고 다 먹었지. 제일 아랫사람인 내가 수저나 접시 준비하고 고기 자르고 뒤집고 하는 것은 눈치도 없고 둔하고 서툴러서 잘 하진 못했지만 가 제일 잘 한 게 있다면 남기지 않고 먹었다는 거야. 그게 제일 만족스러워.
똥 싸고 있네
eunduk | 29 9월, 2006 22:07

동생이 대변을 보러 화장실에 가는 것 같으면 화장실에 간 후 조금 지난 후에(아마도 똥이 나오고 있을 때쯤에) "똥싸고 있네!" 하고 소리친다.

20060927

어리석은 질문, 어리석은 대답

어리석은 질문, 어리석은 대답
eunduk | 27 9월, 2006 01:09

잠언 26장 4절 5절

4If you answer a silly question, you are just as silly as the person who asked it. 5Give a silly answer to a silly question, and the one who asked it will realize that he's not as smart as he thinks. (GNT)

어리석은 질문에 (평소처럼)대답하면 너도 어리석은 질문을 한 사람처럼 어리석은 사람이 되는 거야. 어리석은 질문에는 어리석은 대답을 해. 그래서 어리석은 질문을 한 사람이 자기가 생각했던 것만큼 똑똑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해줘. (eunduk 의역)

말도 안 되는 질문에는 말도 안 되는 대답을 하란 소리란 것 같다. 좀 더 심오하고 제대로 된 뜻이 있을 테지만 어리석은 질문에 괜히 신경쓰고 진지하게 대할 필요가 없단 뜻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이런 뜻이 숨어 있다고 생각된다. 어리석은 사람은 당연히 어리석은 말을 한다. 그리고 어리석지 않은 사람도 어리석은 사람의 말에 어리석은 말로 대응한다. 둘 다 어리석은 말을 하지만 한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고 한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다. 둘의 차이는 뭘까? 한 사람은 진지하게 자신의 어리석음을 드러내고 있지만 한 사람은 자신이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자각하며 어리석은 사람의 어리석은 말에 여유롭게 응대하고 있다.

자신이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 그것이 차이다. 어리석은 사람의 말과 행동에 동화되어 똑같이 대응하는데 그게 장난이나 그런 척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미 똑같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주위가 온통 어리석은 사람이라서 대부분의 시간동안 어리석은 말과 행동을 하게 되더라도 정신을 차리고 자신이 어리석은 사람이 아닌 것을 애써 잊지 말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 호랑이에게 물려가는데 정신 바짝 차리고 있으면 그 고통과 두려움을 온 신경으로 느끼며 죽어가야 한다. 그렇게 고통스럽게 죽더라도 자신이 사람임을 잊지 말자. 호랑이게는 사람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인 고기덩어리이겠지만 스스로 고기일 뿐이라 생각하지는 말자.

자기자신이 어리석은 말과 행동을 하며 살더라도 스스로가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는 말자. 나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라고 아니라고 항상 다짐하며 살자.

20060924

먹으면 나아진다.

eunduk | 24 9월, 2006 22:21

얼마 전에 친구가 오랜만에 전화를 했다. 나에게 어떻게 지내냐고 물어서 조금 힘들 때도 있지만 지낼 만 한 것 같다고 했다. 그 친구는 어떤 상태인지 알 것 같다고 했다. 그 친구는 그 친구의 표현으로는 조금 센치해진 것 같다고 했다. 가만히 전화기에 있는 전화번호를 뒤적거리다 오랜만에 전화를 했을 친구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친구가 어떤 기분일 것인지 나름대로 짐작했다. 별 얘기 없이 몇 번 웃다가 다음에 아는 사람 결혼식 때나 보자고 하고 끊었다.

기분이 조금 가라앉고 잘 웃게 되지 않는 어떤 날들이 내게도 있었다. 그때 나도 반갑게 통화할 만한 사람을 찾아 전화를 했었다. 무엇이 힘든지도 모르면서 그저 그 친구와 별 얘기 없이 몇마디 통화하는 걸로 조금 위안이 되었다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지내다 보면 기분 좋은 날이 오기도 하고. 지나고 나서 돌아보면 날 힘들게 했던 것 알고 보면 단순한 것이었다. 성적이 조금 나쁘거나 나보다 더 잘 나가는 친구 소식을 듣거나 학교에 자꾸 지각을 해서 스스로가 한심하게 생각되거나 왜 나는 여자들에게 인기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나 밥 먹기가 귀찮아 안 먹고 딴짓하다가 나중에 너무 배고픔을 느꼈거나 갖고 싶은 물건을 못 가지고 있거나 하는 것들이다. 무언가 엄청난 것이 내 삶을 누르고 있는 것 같았는데 막상 찬찬히 나 자신을 들여다 보면 아주 사소하고 단순해서 누군가에게 내가 이런 것으로 이렇게 힘들어 한다고 말하기 민망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난 그렇게 사소하고 유치한 것들로 고민하는 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고민하는 것들의 실체가 별 거 아닌 것처럼 그것을 해결하는 것도 별 거 아닌 것으로 가능하다. 내가 찾은 좋은 방법은 맛있는 것을 먹는 것이다. 내 머리속은 단순해서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들이 함께 공존하기 힘든가 보다. 맛있는 것을 먹으면 그것으로 행복한 감정이 나를 온통 휘감아서 무엇을 고민하고 힘들어 했는지도 잊어버린다. 물론 편안히 같이 밥 먹을 사람이 있다면 훨씬 좋다. 무언가로 또 힘들어할 때마다 내가 살아있는 한 먹을 것이고 먹는 것이 날 기분좋게 할테니 그래도 어느정도는 살 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거기다가 아직 내가 먹어보지 못한 맛있는 음식은 또 얼마나 많은지.

요즘 여자친구가 힘들다고 했다. 무엇이 그리 그녀를 힘들게 하는 지는 확실히는 잘 모르지만 먹으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잘 먹였다. 그랬더니 어쩜 그렇게 맛있게 잘 먹는지. 함께 먹으며 먹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이 얼마나 뿌듯하고 행복했는지. 서로 얼마나 흐뭇한 미소를 지었는지. 여자친구와 함께 맛있게 먹으며 서로를 보며 미소를 짓던 그 순간이 내 삶의 행복한 순간임은 부인할 수가 없다.

나를 이렇게 단순하게 지어주신 하나님에게 감사한다.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셨는데 먹을 것은 온 세상 천지에 널렸으니 감사할 수 밖에 없다.

20060923

최소한의 감사표시

eunduk | 23 9월, 2006 01:28

사람을 만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기도 하지만 성가시고 노력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내 곁에 많은 사람이 있질 않은 것을 보니 난 별로 사람과 잘 어울려 지내려고 노력하지 않고 살아왔나 보다.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즐거움을 찾기 보다는 혼자 지내는 편안함을 택할 때가 많았던 것 같다. 그래도 완전히 고립되지 않고 알고 지내는 사람도 많진 않아도 어느 정도 되고 사랑하는 사람도 생겼으니 그것 참 대단한 일 아닌가. 생각해보고 생각해 보아도 내게는 적은 사람을 알고 지내는 것이 더 지내기 편안할 듯한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과 관계유지하느라 에너지를 소비하고 싶지 않다.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내가 아는 적은 수의 사람에게 도움은 안 되어도 패해를 주거나 빝붙어 살지는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내가 어려움에 처하면 적은 수의 사람이 나를 도와야 하므로 힘들 테니까. 그러니 다치지 말고 건강하고 사기나 피해 당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살아야겠다.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한 내 최소한의 감사표시랄까.

20060922

너무 많은 선택

너무 많은 선택
eunduk | 22 9월, 2006 02:40

너무 많은 선택은 어떤 경우 저주이다. 그 많은 선택을 비교하고 시도하느라 정작 누릴 시간이 부족하다.

20060921

시간을 조금 빠르게 맞춘 시계처럼

eunduk | 21 9월, 2006 02:52

여자친구를 만나기로 했는데 내가 전절역에서 내리면 전화하라고 했다. 전철역에서 내리고 나서 전화를 하면 그때부터 준비하기 시작해서 나오느라고 내가 먼저 가서 기다려야 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3정거장 전에 미리 도착했다고 말했다. 거의 다 와서 내리기 전에 여자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디 있냐고 물어서 더 이상 거짓말하기 싫어서 지금 도착한다고 말했다. 여자친구는 치사하다고 했다. 그리고 여자친구는 지금 나온다고 했다. 난 3정거장이 6분 걸리는데 6분을 앞당겨야 제 시간에 나오는 거라고 말했더니 화장도 안 했는데 꼭 자기가 움직여야 하냐고 했다. 난 화장 안 한 게 더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종종 도착 전에 미리 도착했다고 말할까 생각해봤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러지 않는게 좋을 것 같았다.그러면 매번 만날 때마다 하나의 과정이 더 생기니까 귀찮고 또 결국엔 시간을 조금 빠르게 맞춘 시계처럼 결국 빨라진 시간을 인식하고 그 시간만큼 늑장부려 결국 처음과 다름이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냥 내가 여자친구보다 먼저 도착해 기다리는 것이 내가 짊어지어고 가야 할 십자가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20060903

모르는 게 많았어요.

작사 정석원
노래 정석원 유희열


지금만큼 나 그때 알고 있었더라면
그렇게 바보같이 굴진 않았을텐데
웃음나곤 하죠
참 어렵죠 모르는 게 너무나 많았죠
그녀가 늦을때마다 그저 화만 냈었죠
내게 예쁜 모습 보이려
꾸미다가 늦는단건 몰랐죠
그녀가 많이 보고싶네요
심한 말도 많이 했고 울린 적도 많았죠
사랑한다는 그 핑계만으로 구속도 했었죠
그녀를 마지막 본 건 기억나진 않아도..
너무 고맙죠
나같은 남자 만나준 그녀


못됐었죠 후회되는 일이 참 많아요
그렇게 습관처럼 헤어지잔 말을 자주 해선 안되는데
싸웠었죠 지는게 왜 그리 싫었는지
상처를 많이 줬었죠
하늘에 계신 분은 여자 울린 횟수를
다 기억하고 계신다는데
난 아마 많이 야단 맞겠죠
난 그녀가 천사였다 생각하진 않아요
샘도 많았고 전화도 잘 끊는 투정쟁이였죠
그렇지만 그 모든건 못난 내게 사랑을
확인하고픈 마음이란걸
나중에서야 알았죠


노래가 과거형이다. 예전에는 이랬었다는 거다. 그래서 지금은 후회한다는 내용이다. 별 대단한 내용은 없는데 뻔한 내용인데 저 두 감수성 예민한 남자들의 조금 서툰듯한 노래는 눈가에 눈물이 조금 고이게 한다. 슬픈 노래 좋아하지만 가끔 이렇게 슬픈 표현의 노래가 아닌 그 자체가 슬픈 노래를 들으면 이런 슬픈 감정을 좋아한다며 흥얼거리는 게 할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노래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이 노래처럼 슬픈 일과 감정들이 내가 좋아하는 줄 알고 날 따라붙기라도 하면 어쩌나. 그냥 잘 만든 노래라고 해 두자. 노래를 들으면서 정말 실제의 슬픈 감정을 연상시키는 노래로고 해 두자. 반복해서 자꾸 듣고 있다. 노래가 맘에 들기는 하지만 항상 이런 슬픈 감정에 빠져있을 순 없다. 이런 일 다시 안 생기게 하면 되지. 유희열은 결혼했는데. 결혼하면 무조건 행복하진 않겠지만 결혼이라는 것은 행복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유희열은 이제 좀 행복에 겨운 노래도 좀 만들려나. 정석원은 이제 여자 좀 만났으면 좋겠다. 슬픈 노래도 좋지만 이런 노래만 들을 순 없잖아.
Rath World

얼떨결에 받은 선물

사는 건 얼떨결에 받은 선물 같다.
내 의도와 비슷하게 혹은 전혀 상관없이 나를 향해 선물들이 하나씩 하나씩 놓여진다.
선물이 있다는 것을 잊고 지내기도 하고
선물을 기다리기도 하고
맘에 안 드는 선물도 있고
풀어보면 기분 좋은 것도 있고
잊혀지는 것도 있고
치워버리게 되는 것도 있다.
하지만 결국 지나고 나면 그것들은 다 내게 주어진 선물이었다.
내가 뭐 그리 대단한 사람이라고 이렇게 끊임없이 하나씩 하나씩 안겨주는지.
며칠 주어진 귀한 쉬는 날들을 잘 활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무척 만족하고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그 시간들을 떠올려 보면 선물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감사하단 인사는 누구에게 해야 하는지?
음 먼저 함께한 사람, 운송수단을 만들고 길을 닦고 운전하고 함께 동행해준 사람들 모두, 역 관련계통에서 일하는 분들 모두, 음식물을 만들고 보관하고 운송해준 사람들 모두, 잘 자란 돼지와 소와 상추와 깻잎과 고추와 배추와 기타 음식물들, 숙박업소에 관련된 분들 모두, 수상레져업체 관련 분들, 카메라와 필름에 관련된 분들, 그 외 기타 등등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물론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드린다.
뭐든지 그 끝으로 가다보면 항상 그분이 계신다.
마지막으로 이 말을 하고 싶다.
누군가에게 뜻밖에 좋은 선물을 기분좋게 사양않고 받으며 내가 즐겨 하는 말.
"뭐 이런걸 다."

20060828

자는 시간을 줄이면서 쓰는 글

아침엔 일어나기 싫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저녁에는 일찍 자기 싫다.
별로 할 일도 없는데 깨어 있고 싶다.
뭘 좀 먹을까?
책을 좀 볼까?
뭔가를 조금 더 하고 싶다.
하지만 지금 자야 할 것 같다.
내가 깨어 있으면 내가 잘 수 있는 시간이 몇 초씩, 몇 분씩 줄어든다.
조금 아쉬운 데로 자야 한다.
뭐든지 약간 모자란 듯한 상태에서 그만 해야 뒤탈이 없고 생활에 지장이 없었다.
정신적인 것이든 육체적인 것이든 조금씩 물러나는 만족의 선을 따라잡아가며 채우다 보면 무리가 생기고 무언가 부작용이 생긴다.
많이 먹으면 살이 찌고
음악을 이어폰으로 많이 들으면 청력이 소실되고
인터넷을 오래 돌아다니면 눈이 나빠지고 시간이 지나간다.
애초에 무언가가 나를 완전히 채워 만족시킬 수 있다는 환상을 버리자.
나를 무한히 채울 무엇인가는 하나님께서 채우시는 것 밖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난 쉽게 만족을 얻으려고 세상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들을 구한다.
그리고 아직 난 그런 것들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가끔 저 너머에 어렴풋한 빛이 보이는 것 같다.
언젠가 저 빛에 한번 가긴 해야겠는데.
여기서 망설이다가 내게 맞겨주신 일도 못하고 죽는 것은 아닐까 모르겠다.
그건 그렇고 일단 지금은 자야겠다.

20060821

3년차 동미참 예비군 훈련 첫날

동미참 예비군 훈련 첫날을 마치고 왔다.

씨디피를 가져가려고 했는데 동생이 망가뜨리거나 잃어버릴 것이라고 해서 관뒀는데 우겨서 가져갈 걸 그랬다. 시간이 많았고 그 시간에 음악을 들었으면 훨씬 지루하지 않은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전날 어머니가 밥값 필요하지 않냐고 물었을 때 난 자려고 하는 참이어서 밥값 준다고 필요 없다고 했었는데 밥값은 끝날 때 주었다. 그 사람들이 일부러 나 굶기려고 일부러 밥값을 끝나고 주는 것은 아니었다. 원래 갈 때 신분증 돌려주면서 받았으니까. 내가 그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처음 들어가면서 핸드폰을 반납해서 시간을 모르고 지내서 정확히는 모르지만 점심시간이 꽤 길었는데 배가 고파서인지 잠도 오질 않았다. 대신 내가 자리잡아 누운 바깥 벤치 옆에서 같은 부대 전역한 사람 몇이서 얘기하는 소릴 들었다. 서너명이서 끝도없이 말이 많아서 잠이 오지 않아 다른 곳으로 옮길까 하다가 귀찮아서 관뒀다. 대신 들려오는 그들의 대화를 들리게 내버려 두었다. 대부분 한 사람이 말하는 것이었다.


그 사람은 지마켓에서 의류를 파는 사람이었다. 군에 있을 때는 나가서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나왔더니 사는 게 그리 쉽지 않았지만 예전에 하던 장사하는 일을 하나 끝까지 잡고 하니까 이젠 조금 기반이 잡힌다고. 지마켓에 연애인 샾이 있는데 거기에 쓰일 화보 촬영하는 연애인을 보았는데 정말 다른 세상이 열린 것 같았다고. 함께 간 여자친구가 여자로 안 보일 정도였다고. 그래서 그 뒤로 성격차이도 점점 심해져서 칠년 사귄 여자친구와 헤어졌다고.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지금은 여자보다는 기반을 닦아야 할 때인 것 같다고. 여자는 돈 있으면 언제든지 만들 수 있다고. 그때 연애인을 보면서 나도 저런 예쁜 여자 만나고 싶었다고. 나이가 들면서 드는 생각이 역시 돈이라고. 예쁜 연애인들 다 재벌 2세랑 결혼한다고. 잘 생긴 것도 필요 없고 능력도 필요 없다고. 능력 많아도 돈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라고 했다. 돈 많이 벌어서 안정이 되면 그때 예쁜 여자랑 결혼하고 싶다고 했다.


그 사람은 나름의 목표를 가지고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듯 했다. 난 잠도 오지 않아 괜히 꼼자락 거리면서 난 무얼 하고 있는가 생각해 보다가 마땅한 확실한 것이 없다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가 보다 했다. 내 꿈이 예쁜 여자를 얻는 것이 꿈이었다면 내 삶이 조금은 더 확실하고 선명해 질까?


무언가 생각을 해보다가 말았다가 내가 좀 한심한 것 같기도 하다가 그렇게 생각할 필요 없을 것 같기도 하다가 지금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가도 또 너무 게으르고 쉽게 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옆에서 떠들어서 잠은 오지 않았지만 그늘에 있는 벤치에 누워 바람이 살살 부는 것을 느끼는 한가한 그 시간이 나쁘지 않았다. 전화도 없고 돈도 없었고 그 시간엔 그저 그렇게 누워 있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었다. 밖에 있었다면 체크카드로 뭔가를 사먹었거나 전화기로 문자나 전화를 하거나 돌아다니거나 할 텐데 일 없이 그냥 누워 있었다. 별 의미 없이 그저 한가해서 맘에 드는 시간이었다.

끝나자 마자 전화를 걸어서 여자친구에게 실없는 소리나 해댔다. 여자친구가 아직 내 농담에 웃어주는 게 참 다행이다.

군대에 관한 안좋은 추억

난 군대에 관한 좋은 기억이 별로 없다.

군대에 가지 않을 수 있다면 가지 말라고 말한다. 여자들이 남자는 군대에 가야 사람이 된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 마음 속에서 반발심이 일어난다.

여자들도 군대 가 봐야 한다고 그래야 그런 소리 안 한다고 하자 어떻게 연약한 여자들을 군대 보낼 생각을 하냐고 어떤 여자분이 말씀하셨다.난 더 얘기하고 싶은 생각이 사라졌다. 가보지 않고 군대에서의 시간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 답답함을 그 긴장감을 그 끝없는 죄책감과 절망을 그 광기를 그 울분을 그 수치심을 그 상처를 그 불안한 잠들을 그 공포를

남자들도 연약하단 말이야. 맞으면 아프고 집에서 떨어지면 외롭고 많이 움직이면 힘들고 종처럼 부려지면 싫단 말야.

내가 군대에서 얻은 것이라곤 그 무시무시한 획일화와 강요와 압박에 대한 무한한 반발과 증오심 뿐이야.

여자들은 군대 가지마. 남자들에게 힘든 곳이라면 여자에게도 힘들 꺼야. 당신들이라도 편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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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4

나를 보다.

여자친구를 만나러 갔는데 여자친구 아는 사람이 함께 기다리고 있다가 나를 보고 인사하더니 가버렸다. 그 사람이 왜 그냥 갔냐고 물었더니 나를 보고 싶어했고 일이 있어서 먼저 간다고 했다. 그냥 보고만 가다니. 그 사람은 나를 잠깐 보고도 어느정도 나를 파악했다고 생각한 것일까? 그 짧은 시간에 나에 대해 얼마나 알았을까?

잠깐 동안 나에게서 무언가를 보았다면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 말해주면 고맙겠다. 내가 나를 다른 사람이 보는 것처럼 볼 수는 없으므로 궁굼하다.

난 어떤 사람이고 또 어떻게 보이는 사람일까?

난 이 글을 읽는 당신의 행복을 빈다. 진심이다. 누군가의 행복에 도움을 주는 그런 멋진 사람이고 싶다. 캬. 좋은데.

20060811

톰과 제리의 당연한 결말

"엄마, 엄마!."
하고 티비를 보던 아이가 소리쳤다. 아이의 어머니는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다. 친구에게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고선 아이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다.
"엄마, 제리가 잡혔어."
어머니는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 생각되어서 마음을 놓고 아이에게 말했다.
"걱정하지마, 제리는 금방 도망칠 거야."
어머니는 그게 톰과 제리의 마지막회라는 것을 모르고 하는 소리였다.

평소처럼 하루종일 제리를 쫓다가 지친 톰은 우유를 찾았다. 혹시 제리가 우유에 뭔가를 탔을 지도 몰라서 발톱에 살짝 찍어서 맛을 봤다. 다행이도 우유에 이상은 없었으나 그 얄미운 제리 때문에 우유도 편하게 먹지 못하는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오늘도 제리에게 완벽하게 당한 하루였다. 꼬리는 털이 벗겨졌고 엉덩이는 토치의 불꽃에 타서 빨겠고 얼굴엔 선인장 가시가 잔뜩 붙어 있었고 머리에는 혹위에 혹이 나있었고 바보같이 제리가 준 여송연을 피우다가 터져서 사자머리 처럼 털이 일어났고 얼굴은 그을렸다. 정말 화가 치밀어오르고 분노를 주체할 수 없어서 맛있는 우유도 그만 먹고 제리를 찾아 나서려다가 참았다. 톰은 침착하게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나는 어떤 존재일까? 난 평생 저 조그만 제리 녀석에게 당하는 역을 맡은 것일까? 만약 내 인생이 그렇게 비참하게 정해져 있다해도 난 인정할 수 없어. 내가 아무리 애써도 지금의 바보같은 내 모습처럼 이뤄진 것은 하나도 없지만 난 포기하지 않을 거야. 내가 정말 편하게만 살려면 이 집을 뛰쳐나가 제리 녀석이 없는 곳으로 도망갈 수도 있지만 그러면 난 평생 고양이로서 떳떳하게 살 수 없을 거야. 이 집에선 먹을 것도 충분히 주어서 예전 선조들처럼 쥐를 굳이 잡아먹지는 않아도 되지만 이 제리 녀석 잡히기만 하면 뼈째 다 씹어삼킬 거야! 제리 녀석을 해치우고 내 한계를 넘어설 거야.

예리한 시청자는 눈치챘을 수도 있겠지만 톰의 그 결심 이후로 톰의 눈은 좀 더 날카로워졌다. 톰은 매일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나갔다. 매일 아침 동네 슈퍼까지 왕복 달리기를 했고 자신의 발톱을 항상 최상의 상태로 날카롭게 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먹을 것이나 선물에 현혹되지 않았으며 제리의 행동 패턴을 익혀서 다음 행동을 예측해갔다. 필요시에는 다른 동물들과 거래해서 함께 제리를 쫓기도 했다. 제리에게 놓는 덫은 더욱 빠르고 가볍고 정교하게 개량시켰다.

그러던 어느날, 당연하게도, 톰은 자신의 한계를, 자신의 운명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날은 너무 싱거워서 톰은 어이가 없었다. 제리가 집에 있던 케익을 혼자 다 먹고 자기 집에 가 잠이 들어 버린 것이었다. 톰은 몰래 뚫어놓은 비밀통로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톰은 성급하게 다가가 잡으려다가 실패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침착하게 제리에게 다가가서 밧줄로 팔을 뒤로 젖혀 묶고 두 다리도 묶고 몸통을 감아서 묶어 제리의 쥐구멍 천장에다 매달았다. 이 개념없는 제리녀석은 그때까지도 자고 있었다. 톰은 그냥 제리를 죽일 수도 있었지만 자신의 일생 최대의 적과 추억이 될 몇마디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사람들은 간과하고 있었지만 톰은 어느새 멋진 짐승으로 변해 있었다.

톰과 제리가 나눈 이 대화는 편집에 의해 잘려나가 어린이들이 티브이로는 시청할 수 없었다.

톰: 제리, 일어나라.
제리: 뭐야? 내가 잡힌거야?
톰: 그래. 너 나를 너무 우습게 본 거 아니야?
제리: 우습게 보기는 딱 제대로 봤지. 넌 항상 실수투성이였으니까.
톰: 그래서 난 너를 잡으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결국 너를 잡았다.
제리 : 니가 그래 봤자지. 난 이 만화의 주인공이라고. 아무리 니가 애써도 난 언제나처럼 여길 빠져나갈 거니까.
톰: 어쩌면 그럴 지도 모르지. 하지만 지금 널 놓친다고 해도 결국 언젠가는 널 잡고 말 것이다.
제리 : 어? 저기 스파이크가 쫓아온다!

톰은 속지 않았다. 톰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톰은 스피이크는 비밀 통로를 알지 못하며 만약 스파이크가 비밀 통로를 알아냈다고 하더라도 스파이크는 덩치가 커서 여기까지 들어올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제리: 어쭈. 안 속네.
톰: 하나만 묻자. 도데체 넌 어떻게 그렇게 날 따돌릴 수 있었냐?
제리: 당연히 내가 주인공이니까지. 난 천부적으로 너보다 영리하고 또 주인공답게 귀엽게 생겨서 도움을 쉽게 받을 수 있어. 너한테는 안 된 이야기지만. 세상은 내 편이지.
톰: 난 인정할 수 없어. 고양이가 쥐를 이기는 게 당연한 거야!

톰은 제리와 더이상 대화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여겨서 그의 예리한 발톱으로 제리의 경동맥(Carotid Artery)을 정확히 잘랐다.

티비에서 톰과 제리의 마지막화는 이렇게 제리의 죽음으로 끝이났지만 티비 미방영분에는 약간의 얘기가 더 남아 있었다.

어머니가 전화통화를 하는 사이에 아이는 제리가 죽으면서 끝이나는 톰과 제리 마지막 장면을 보았다. 외면받고 조롱당하던 톰의 승리를 본 아이의 인생은 조금 시니컬해졌다. 처음에 아이는 제리를 불쌍히 여겼으나 점점 커가면서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인생이 톰과 더 닮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톰은 제리의 맥박이 뛰지 않고 더이상 숨을 쉬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비로소 안심을 했다. 톰은 더이상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살지 않았다. 톰은 제리에게 쌓인 울분을 떠올리며 제리의 얼굴을 발톱으로 있는 힘껏 후려쳤다. 제리의 얼굴은 예리하게 파였고 살점이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톰은 제리를 묶은 밧줄을 풀고서 자신의 결심대로 제리를 뼈째 다 씹어먹었다.

톰이 밖으로 나가자 햇빛에 눈이 부셨다. 평소처럼 제리에게 당한 상처대신 제리의 피가 톰의 온몸을 덮고 있었다. 동물들은 톰을 두려워하거나 제리를 위해 울었다. 더 이상 톰에게 다가서는 동물은 없었다. 그 후로 톰은 외로운 삶을 살아야만 했다.

톰은 주위에 자신을 쳐다보는 동물들을 한번 둘러보더니 피식 웃었다. 그리고
"그래, 난 언제나 나쁜 놈이지." 하고 말하며 시냇가로 가서 피를 닦았다.


Tom and Jerry

The End

20060810

갑자기 생긴 힘

평소처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날 괴롭히던 그녀석을 생각하며 전봇대를 쳤더니 전봇대가 부러졌다. 전깃줄이 끊어졌다. 누군가의 집에 전기가 안 들어와 당분간 고생을 할 생각을 하니 미안해 졌다.

평소처럼 다시 그녀석을 보게 되었다. 교묘하게 내가 해야 할 일이 더 있게 하거나 예전 사람에 비해 내가 못한다는 말로 신경 거슬리게 하거나 간간이 나보고 놀지 말고 열심히 일하라고 하는 그녀석이 입을 열 때마다 주먹으로 한대 치고 싶었다. 하지만 돌로 만든 전봇대마저 부러지게 만든 주먹인데 그녀석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면 얼굴이 뭉개지고 으스러질 것 같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참아야 했다.

어느 날 일이 늦게 많아서 늦게 끝나는 날이 있었다. 그녀석은 조금이라도 일을 더 하면 큰 죄를 짓게 되기라도 하는 것처럼 서둘러서 나갔다. 난 같이 나가면서 불편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일할 때처럼 서두르기는 싫어서 천천히 옷을 갈아입고 천천히 집으로 걸었다. 사람이 뜸한 골목에서 그녀석을 보았다. 그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그녀석은 돈을 뺏기고 있는 것 같았다. 다른 두 사람이 그녀석을 벽에 몰아붙이고 있었다. 갑자기 그녀석은 내 이름을 크게 부르더니 도망갔다. 너무 얼떨결에 벌어진 일이라 다른 두 사람들은 멍하니 있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는 나에게로 다가왔다. 도망갔지만 금새 따라잡았다. 내 발은 이런 긴박한 순간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내가 가진 돈 전부를 요구했다. 이 사람들은 그 돈이 어디에 필요한 것일까? 물어봐도 가르쳐 주지도 않겠지. 대답도 안 하고 돈 꺼낼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한 사람이 나를 벽으로 밀어 붙이고는 다른 사람은 주먹으로 내 배를 세게 쳤다. 많이 아팠다. 이 사람들은 더 이상 말하기 싫어하는 것 같았다. 나도 한 대 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똑같이 있는 힘껏 배를 친다면 배가 뚤리고 내장이 튀어나올 것이고 분명 죽어버릴 것이다. 그래서 지갑에서 돈을 다 꺼내 주었다. 그 사람들은 내 돈을 세면서 천천히 걸어갔다.

평소에도 그리 빠른 걸음은 아니었지만 돈도 뺏기고 기분도 별로 좋지 않고 도망간 그녀석이 얄미운 마음에 분해서 이생각 저생각 하느라 더욱 더 천천히 걸어서 집으로 갔다. 집으로 가다 보니 문 닫은 슈퍼 옆에 펀치 머신이 있었다. 주위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있는 힘껏 쳤더니 기계가 부서지면서 4~5m 정도 날아갔다. 아마 최고 기록이었을 거야 하면서 혼자 키득거렸다.

집으로 가면서 내게 왜 이런 힘이 생겼고 난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를 고민했다. 싸움을 하기에는 힘이 너무 셌다. 다 죽어버릴 테니까. 그냥 이 힘이 없는 것처럼 살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지만 그러기엔 너무 아까울 것 같고 언젠가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라고 소리치는 모자 만드는 사람쳐럼 내가 이런 힘을 가지고 있다고 힘을 과시하게 될 지도 모른다.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막노동 하는 곳에 가서 철거하는 일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진 힘이라면 누구보다 더 잘 때려부실 자신 있었다. 일을 너무 잘 해서 몇 만원 더 얹어줄 지도 모른다. 또 나에게 서로 일을 하게 하려고 여기저기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올 지도 모른다. 나중엔 이 업계에서 최고란 소리를 듣게 되겠지.

다음날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그녀석이 있는 일하던 곳으로 가지 않고 가까운 인력사무소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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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6

밤이 조금 더 긴 나라

넌 밤이 더 긴 나라랑 낮이 더 긴 나라랑 있다면 어떤 나라에서 살고 싶어?

밤이 더 긴 나라.

왜?

밤에는 조용하고 차분하고 지저분한 것들이 감춰지고 불빛에 비친 풍경이 더 예쁘거든.

넌 뭔가 숨기고 싶은 게 많구나? 뭔가 음흉한 사람들이 어두운 밤을 좋아하는 거 아냐?

그럴지도 모르지. 내가 뭐 나쁜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하는 일들 사람들이 관심갖는 것도 싫고 나도 다른 사람들 별로 관심이 없나봐. 좀 조용히 살고 싶어.

난 밤이 긴 곳에 있으면 우울해질 거야. 밖에서 운동도 못하고 답답할 것 같아.

난 조금씩 가려진 듯한 밤이 좋아. 밤이 더 긴 나라에서 난 조금 더 오래 편안함을 느낄거야.


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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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2

헤드 앤 숄더 리프레시 맨솔 샴푸로 샤워하다.


샤워를 하려고 샤워타월에 바디샴푸를 서너번 듬뿍 뿌렸는데 알고 봤더니 샴푸였다. 잠깐 머리속이 멍해졌지만 금새 정신을 차리고 사태를 자연스럽게 수습할 수 있는 길이 있음을 깨달았다. 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당연하단 듯이 샴푸를 비벼서 거품이 나게 하고 평상시와 다름없게 행동하려 애쓰며 샤워를 했다. 하지만 내 몸에 발라진 샴푸는 일반적인 샴푸와는 조금 달랐다. 비듬 샴푸로 유명한 헤드  앤 숄더에서 새로 나온 두피에 시원한 느낌을 전해주는 헤드 앤 숄더 피프레시 멘솔이었다. 멘솔이라는 글자로 유추할 수 있듯이 약간 몸이 화 하는 느낌이었다. 약한 맨소래덤 발랐을 때의 느낌 혹은 호올스의 목을 시원하게 하는 느낌을 온 몸으로 퍼지게 한 느낌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내 몸에 발라지고 거품을 내는 것이 원래 샴푸였다는 것을 잊을 수 있다면 이것을 샤워할 때마다 써도 될 정도였다! 특히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은 몸의 예민한 특정 부위가 유달리 시원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느낌이 사못 강렬하여 호불호가 갈릴지도 모르겠으나 본인은 특정 부위의 시원함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바이다. 혹시나 특정 부위가 본인이 생각하는 곳과 다른 곳을 짐작할까봐 콕 찝어 말하자면 생식기 부위와 항문 주위이다. 참고로 본인은 남자이다. 여성에게 이 샴푸가 어떤 특정한 생화학적 반응을 유발시킬 지는 짐작에 맛길 따름이다. 무더운 이 여름 그 시원한 느낌이 그리워 이 샴푸를 다른 용도로 가끔 사용할 지도 모르겠다. 하긴 저 액체에 이름을 붙인 것은 그저 제작사의 바램일 뿐이다. 저 액체가 마지못해 정해진 용도 이외에 더욱 더 적절하고 근사한 용도가 있을 지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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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30

돌아다니면서 사진찍기

요즘 필름카메라 olympus om-10 을 들고 다니면서 돌아다니는 게 좋아졌다. 돌아다니면서 사진찍고 싶어서다


 

돌아다니다가 이런 저런 사진 찍는게 즐겁다. 저 사진 위에 원래 수증기가 모락모락 올라왔었는데 잘 안 보인다. 사진을 찍을 때 사람들이 쳐다보는 게 두려워 많은 사진을 놓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잘 못 찍고 풍경이나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점차 사진 찍는 대상의 범위를 넓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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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8

세상을 바꾸다.

지구 한국 경기도의 한 가정집 컴퓨터의 모니터를 보는 사람으로부터 오른쪽으로 2mm정도 옮겼다.

세상을 아주 조금 바꿨다.


-영화 패이책을 보고 나도 뭔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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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7

불편

"넌 왜 그렇게 말도 없고 목소리도 작고 기죽어서 그렇게 지내니?"

"제가 원래 그래요."


집에 가서 하는 대답

"니가 불편해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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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4

땀띠

“더운 날 땀띠나도록 널 꼭 안아줄게.”
“어디 해봐.”
땀띠는 그렇게 쉽게 생기지 않았다.

이 글은 현실이 아님

Entry for July 24, 2006

교회 청년부에서 청년부의 미래에 대해 얘기했다. 내년이면 나이 혹은 결혼으로 청년부가 아닌 장년부로 진출하게 되고 남아 있는 사람들도 많지 않은데 다들 직장이나 학업 문제로 모임에 참석하기 쉽지가 않아질 것이다. 그래도 할 수 있는 만큼은 해서 뒤에 들어올 후배들에게 본을 보이고 모범이 되고 틀을 잡아놓자는 얘기를 했다. 청년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성가대에서 청년들이 빠지고 청년부 예배시간도 일요일 점심 식사 후로 참석하기 좋게 변경했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참석하는 인원이 줄고 있다. 모임의 활성화를 위해 우선 모임에 빠짐없이 참석하도록 유도해야겠다. 우선 나부터.

청년부 모임 끝나고 유진호 집사님과 대화를 나눴다. 음료수를 사주시며 유집사님은 나보고 청약적금을 들라고 하셨다. 지금 힘들더라도 조금 더 아껴 청약저금 들어두면 나중에 도움이 된다고 하셨다. 그래야겠다. 대화하면서 유집사님의 학벌에 대한 세상의 편견에 관한 얘기도 듣고 주위에 접근하는 여성들이 있었지만 맘에 드는 사람은 없었다는 얘기, 얼마 전에 회사가 힘들어 연봉을 자진삭감하셨다는 얘기도 들었다. 친구한테 돈 떼이기도 하셨고, 돈이 필요해 새벽에 대리운전 일도 하셨다고 하셨다. 치열한 삶 속에서도 올바르게 잘 대처하며 사셨다고 생각했다. 난 그에 비하면 참 안정되고 편하게 산 것 같다.

20060716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법

어떤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사람과 더 이상 가까워지지 않는 것이다.

Entry for July 16, 2006

나이트 근무중.

조용해서 키보드 소리가 신경쓰인다.

옆에선 다 잔다.


난 망설이는 게 특기인가 보다. 주저하고 망설여서 다른 사람이 내게 들어와 나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일 틈을 만들어 준다.

이 세상에서 나의 역할은 뭘까? 난 지금 잘 하고 있는 것인가?

내가 좀 더 멋지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멋진 사진으로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싶다.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면서 왜 일 끝나고는 일과 관련된 공부는 하지 않고 사진을 인터넷으로 돌아다녀 보고 사진을 찍는 것일까? 여전히 난 무책임하고 불성실하고 이기적이다.

나를 지금의 나로 만든 것은 물론 나 자신이다.

20060710

060710

나이트 근무중.
좀 전에 창가에서 가로등이랑 버스정류장을 찍었다.

사진 찍는 일에 관심을 가지면서 날씨나 하늘의 구름 밤과 낮의 차이 등을 신경쓰게 된다.
예전에는 무심코 지나쳤을 것들이다.
무엇인가에 관심을 가지면 그것에 관해서 예전에는 보지 못하던 것을 보게 된다.

같이 근무하는 선생님이 쉬라고 하시는데 쉴 수가 없다.
다른 선생님들이 쉬고 싶어하는 것을 느낄 수가 있고
별 일이야 없겠지만 누군가는 깨어있어야 한다.
그건 아마도 나인 듯 싶다.
정말 선생님이 나를 쉬게 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좀 더 강한 어조로
"내가 fetal 들을테니까 좀 쉬어. 일 있으면 내가 깨울께,"하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닐까?

소울 싱어즈라는 ccm가수가 어제 한마음교회에 와서 찬양을 불렀다.
들을 만 했다.
멋졌다.
그들의 태도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교회는 공연하기에 무척 열악한 환경이었다.
마이크의 볼륨도 음색도 저마다 달랐고 잘 통제도 되지 않았다.
반주 씨디가 튀어서 다시 처음부터 부르기도 했다.
청중들의 일부 중 중학생 몇 명은 앞자리에서 누워서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미소를 잃지 않고 진지하게 성실히 공연에 임해주었다.
열악한 교회 음향시스템으로도 충분히 그들의 음악에 마음이 움직일 수 있었다.
내 마음에 드는 형식의 노래들은 아니어서 노래를 찾아 듣거나 씨디를 사지는 않겠지만 공연때의 그 열기와 몰입과 기분좋음, 가슴뭉클함은 잊지 못할 것이다.

내 앞자리에 앉은 중학생 아이 하나가 제멋대로 였다.
목사님이 설교하실 때나 공연중에 옆이나 뒤를 보고 대부분 누워 있었다.
한 번인가 두번 쯤 내가 똑바로 앉으라고 지적을 했다.
하지만 잠시뿐 다시 제멋대로 했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고 고민했다.
저 아이에게 소리를 치고 무섭게 굴어서 자기가 잘못했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하는 것일까?
그게 저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이 아이에게 무관심한 것 아닐까?
결국 그냥 두고 볼 뿐이었다.
목사님도 소울 싱어즈 리더도 맘에 거슬렸는지 한마디씩은 했다.
하지만 버럭 화를 내거나 윽박지르지는 않고 부드럽게 이쁘게 앉으라는 식으로 얘기했다.
소울 싱어즈 리더는 자기는 저만했을 때 더 심했다고 얘기했다.
모두의 마음 한 구석을 불편하게 하면서도 자기는 그것을 느끼지 못했던 그 아이를 공연 내내 가끔씩 보면서 저 아이는 아직 잘 몰라서 그러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다는 것을 몰라서 그러는 것일 거라고 생각했다.
언제쯤 그 아이는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비쳐지는지 알게 될까?
이대로 갑자기 몸만 어른이 되면 저 아이는 이 세상을 어떻게 흔들어 놓으며 살까?
아이를 보며 불편해하고 고민하고 생각했지만 내가 아이에게 영향을 준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난 그 아이에게 관심을 가졌던 것일까?
그 아이에게 좀 더 관심가지고 더 아끼는 마음이 있었다면 더 열심히 타일르지 않았을까?
느끼기만 하고 반응하지 않는 내 모습이 가끔은 답답하다.
손을 조금 내며려다 말고 하면서
난 모든 일에 한발 물러서서 지켜보려만 하는 것 같다.

20060707

060707

졸린데 잠을 안 자고 딴짓한다.
내일 일찍 일하러 가야 하는데.

난 여러가지 일을 할 때 무엇을 먼저 해야 할 지 잘 결정하지 못한다.
함께 일하는 선생님이 잘 지적해 주셨다.
잘 하고 싶다.
뭔가 도움이 되는 필요한 사람이고 싶다.

20060705

060706

여전히 일하면서 실수가 있었지만 그럭저럭 무사히 잘 넘겼다.

점심 때는, 귀신이 붙었는데 무당 되기 싫어 고생하다가 결국 예수님을 믿은 어떤 분이 병원에 오셔서 간증하셨다.
귀신 들린 사람은 짜증을 잘 내고 질투하고 음탕하고 다른 사람 판단하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귀신이 들리기 좋은 사람이라고 한다.
귀신을 쫓는 것은 영력이 강한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말씀과 기도로 스스로 이겨내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그 분의 이야기를 듣느라 점심시간이 가서 밥을 안 먹었다.
누가 밥 먹었냐고 물어보면 먹었다고 대답했다.
그게 잘 한 것일까?
말씀을 들으면서 하나님이 내게 필요한 말씀을 주시려고 이렇게 나에게 말씀을 찾아 챙겨주시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좋은 말씀을 들었으니 밥은 굶어도 좋다고 생각했다.

여자친구가 피자 먹자고 해서 연신내에서 피자 먹었는데 통장에 돈이 없어서 체크카드 결제가 안 되었다.
여자친구 돈 현금 보태고 체크카드로 무사히 결제는 마쳤지만 내가 좀 준비성이 없구나 싶었다.
함께 연신내에서 새절까지 걸었는데 내가 제안해서 예전에 다니던 길 옆골목으로 걸었다.
난 조금씩 다른 길로 다녀보는 것이 좋았다.
여자친구와 농담하고 웃으며 걷는 길이 기분 좋았다.

20060704

060705

난 왜 자꾸 블로그 툴을 바꿀까?
옮기는 게 몇 번 째인지.
카메라도 자꾸 바꾼다.
지금은 올림푸스 om-10을 가지고 있다.
나중엔 또 다른 것을 가지고 있다고 적을 지도 모른다.
한번에 목적지까지 못하고 시간과 돈 낭비를 하면서 헤메는 느낌.
항상 무언가를 알게 되면 그것의 모든 기능을 파악하고 나서 더 많은 기능을 가진 것을 찾게 된다.
지나고 생각해 보면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은 생각도 들지만, 이미 눈이 높아져서 예전의 것들에서는 흥미를 가지지 못한다.

잠을 많이 자서 잠이 오지 않는다.
역시 잠은 밤에 자야하고 또 그럴려면 낮에 깨어 있어야 한다.

무언가 먹고 싶다.
밤에 깨어있으면 깨어있는 것 자체가 열량을 소비하게 되고 그래서 뭔가 먹고 싶게 만드는 듯.
살은 배부터 찐다.
배만 나오는 것 같아.

에베소서에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없으니까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처럼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라는 말씀이 있다.
자기 자신을 먼저 당연히 사랑하고 그 뒤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
나를 좀 더 사랑해야겠다.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정말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겠다.
어제 여자친구와 기도하고 다짐하면서 그렇게 마음먹었는데 아직은 별로 한 게 없다.
기도도 별로 하지 않았고.
좀 더 정신 차리고 불필요한 것들을 줄이고 나 자신을 진정 사랑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좀 더 생각하고 실천해야겠다.

어제 충무로 월드포토에서 슬라이드 필름 현상할 때 스캔까지 만원이라고 해서 비싸다고 생각해서 집 근처 fdi에서 평소 네가티브 필름 스캔하는 것처럼 4000원에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아저씨가 슬라이드는 일일이 수동으로 해야 해서 만원 받아야 한다고 했다.
필름 카메라 돈 엄청 든다는 생각이 들었고
슬라이드 필름 남은 것 다 쓰면 이제 사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다.
스캐너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 돈이 적게 나갈 텐데.
다음에는 싼 36방짜리 네가티브 필름을 주로 사용해야겠다.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은 후지 오토오토 400

20060609

나뭇잎에 가린 풍경


나뭇잎에 가린 풍경, originally uploaded by eunduk.

나뭇잎까지 찍었을 뿐인데 맘에 드는 사진이 되었다.
사진 찍을 때도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정발산 공원 미놀타 프리덤 줌 익스플로러 후지 오토오토 200

내가 처음 찍은 사진

 
내가 산 카메라로 처음 찍은 사진
혼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저 사람이 왠지 맘에 들었다. Posted by Picasa

20060605

그 남자 그 여자의 희망사항

그 남자 그 여자의 희망사항

혹시 니가
다시 돌아올까봐
다른 사랑 절대 못해
남잘 울렸으면
책임져야지
너는 좀 알아
남자의 마음을
청바지가 잘 어울리던 그 여자
밥 많이 먹어도 배 안나오던 그 여자
김치볶음밥을 잘 만들던 그 여자
다 좋았었어 그 모든게
그 여잔 좀 달랐나봐@

혹시 니가
다시 돌아올까봐
다른 사랑 절대 못해
여잘 울렸으면
책임져야지
너는 좀 알아
여자의 마음을
나를 잠깐 보라니까 쳐다봤던 그 남자
희망사항이 거창했던 그 남자
나에게 정말 잘 어울렸던 그 남자
다 좋았었어 바보같이
그남잔 좀 달랐나봐
우린 희망사항이
거창했었지
우린 희망사항이
거창했었지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라라 라라라(희망사항의 라라라부분 재현)
내 맘 너무 잘 알았던
그 남자
나에게 정말 잘 어울렸던 그 남자
다 좋았었어 바보같이
그땐 욕심이
지나친줄 모르고
그런줄도 모르고
다 좋았었어
우리 둘이


희망사항 원곡 가사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
밥을 많이 먹어도 배 안나오는 여자
내 얘기가 재미 없어도 웃어주는 여자
난 그런 여자가 좋더라

머리에 무스를 바르지 않아도 윤기가 흐르는 여자
내 고요한 눈빛을 보면서 시력을 맞추는 여자

김치볶음밥을 잘 만드는 여자
웃을때 목젖이 보이는 여자
내가 돈이 없을 때에도 마음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여자

멋내지 않아도 멋이 나는 여자
껌을 씹어도 소리가 안나는 여자
뚱뚱해도 다리가 예뻐서 짧은 치마가 어울리는 여자

내가 울적하고 속이 상할 때 그저 바라만 봐도 위로가 되는 여자
나를 만난 이후로 미팅을 한번도 한번도 안 한 여자

라라라

난 그런 여자가 좋더라
난 그런 여자가 좋더라

여보세요 날 좀 잠깐 보세요
희망사항이 정말 거창하군요
그런 여자한테 너무 잘 어울리는
난 그런 남자가 좋더라


그 남자 그 여자 원곡 가사

혹시 니가
다시 돌아올까봐
다른 사랑 절대 못해
남잘 울렸으면
책임져야지
니가 뭘 알아
남자의 마음을
모든걸 다 주니까
떠난다는 그 여자
내 전부를 다 가져간
그 여자
한때는 내가 정말
사랑했던 그 여자
다 믿었었어 바보같이
여자는 다 똑같나봐@

혹시 니가
다시 돌아올까봐
다른 사랑 절대 못해
여잘 울렸으면
책임져야지
니가 뭘 알아
여자의 마음을
모든걸 다 주니까
떠난다는 그 남자
내 전부를 다 가져간
그 남자
한때는 내가 정말
사랑했던 그 남자
다 믿었었어 바보같이
남자는 다 똑같나봐
우린 미치도록
사랑했었지
우린 미치도록
사랑했었지
모든걸 다 주니까
떠난다는 그 남자
내 맘 하나 몰라주는
그 남자
한때는 내가 정말
사랑했던 그 남자
다 믿었었어 바보같이
그땐 사랑이
이별인줄 모르고
그런줄도 모르고
다 믿었었어
우리 둘이@




P.S. 희망사항의 두 남녀가 이별한 후의 모습을 상상하며 두 노래의 가사를 접붙여 보았다. 가사가 맞지 않는 부분도 많지만 대충 우겨서 부르면 된다. 혹시 이 가사대로 부르려면 그 남자 그 여자의 멜로디에 조금 더 과장된 슬픈 감정으로 불러주면 고맙겠다. 혼자 킬킬거리다가 헤어지면 슬프겠구나 생각하다가 하면서 만들었다.

20060526

동생의 지적

동생이 내가 먹고 나서 설겆이를 안 한다고 불평했다. 잘 한 것도 아니고 마땅히 할 말도 없어서 가만히 듣고 있었다. 동생이 친구 만나러 나가고 나서 배고파서 뭘 해 먹을까 하고 보는데 동생도 자기가 먹고 난 그릇을 설겆이 하지 않은 것을 알게 되었다.
기분이 좀 나빴다. 자기나 잘 하지 나한테 뭐라고 하면서 자기도 설겆이 안 하는 게 어디 있냐고 다음에 보면 얘기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세상 사람들 모두 완벽한 의인은 없으니 서로 부족한 점을 지적해 주면서 살아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 각자 잘못을 하며 살아가지만 그렇다고 서로에게 잘못했다고 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동생도 잘못을 하는 사람이지만 내가 잘못한 것을 지적할 수 있는 것이다. 동생의 잘못과 내 잘못은 별개의 문제이다.
그렇다고 동생에게 좀 분한 마음이 생기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
동생을 비웃으면서 난 동생 그릇까지 설겆이하겠다.
"쳇, 지도 똑같으면서."

향수를 고르는 것에 대하여

처음부터 향수를 살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여자친구에게 줄 생일선물을 고르는데 마땅한 것이 떠오르지 않았다. 선물가게에서 둘러보고 있는데 주인아주머니가 뭐 찾는 것 있냐고 물어보며 도와주려고 했는데 난 괜찮다고 했다.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내가 예쁜 여자한테 줄 선물을 고르고 있는데 뭘 사야할 지 모르겠다고 했다.
얘기하면서 좀 여자친구가 맘이 좀 상해서 "안 사도 돼." 하고 말해서 기운이 좀 빠졌지만 다시 잘 달래서 필요한, 받고 싶은 선물이 있냐고 물었다.
"남자가 아무리 여자 마음에 들게 선물을 골라도 여자의 감각에 맞게 고르지 못하잖아. 내가 내 마음대로 골라서 선물했는데 니가 받아도 별로 맘에 안 들어서 쓰지 않으면 아깝기도 하고 별로 도움이 안 되서 둘 다 실망하게 되잖아 그러니까 니가 정말 원하는 것을 얘기하면 내가 그걸 너한테 선물하는 거야. 그럼 나도 맘에 드는 선물 사게 되서 기분 좋고 너도 좋잖아."
처음엔 잘 말을 안 하더니 몇가지 품목을 얘기했다. 그 중에는 향수도 있었다. 난 향수가 좋겠다 싶어서 화장품 가게에 가서 이향 저향을 맡아본 후에 만다리나 덕을 골랐다. 그걸 생일선물로 줬다. 좋다고 했는데 정말 여자친구 맘에 쏙 드는 향이었는지는 모른다. 여자친구가 그 향수를 뿌린 냄새를 맡는 게 좋다. 내가 골랐으니까 내게는 맘에 쏙 드는 향이었다. 향수를 살 때 화장품 가게 아주머니가 향수 샘플을 주었는데 나온 지 얼마 안 되는 다비도프 쿨 워터 게임 포맨 이었다. 그 향수를 써보면서 향수를 고르고 그것을 사용하는게 참 즐거운 일이란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내가 사용하는 향수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 마음을 참지 못하고 다시 화장품 가게에 가서 향수를 골랐다. 샘플이 맘에 들어서 다비도프 게임 포맨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다비도프 게임 포 우먼의 향을 맡아보니 과일향도 나고 더 부드럽고 맘에 들어서 그것으로 샀다. 아주머니가 "남자향수, 여자향수 하는 구분은 편의상 그렇게 하는 것 뿐이지 향이 마음에 들면 그걸 고르면 되요."하고 용기를 주셨다.
그래서 난 다비도프 쿨 워터 게임 포 우먼을 사용하게 되었다.
내게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난 선택을 하고 결정을 하지만 그렇게 결정을 하는 것들은 내 주변 가까이 우연처럼 덩그러니 놓인 것들이었다. 사람을 만나고 물건을 사고 직장을 구하고 하는 것들, 그 외에 모든 일들 모두.
앞으로 내게 일어날 일들을 전혀 예측할 수는 없지만 그것들이 내 주변에 있는 것들을 통해 벌어지게 될 것이란 것은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러니 내 주위를 좀 더 찬찬히 살펴보는 게 삶을 사는 데 더욱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20060520

마음 속의 응어리

이상하게 내가 사는 세상은 하지 말란 것 투성이다.
술을 안 먹으면 안 되고 눈치가 없어서도 안 된다.
너무 솔직해도 안 되고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해도 안 된다.
군대 갔다 오긴 했느냐, 갔다 왔는데 그 모양이냐, 군대에서 많이 맞았을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들을 땐 속에서 뭔가가 꿈틀거리며 올라와서 그걸 가라앉히려 애썼었는데.
사실 생각해보니 다 맞는 말들이었다.
난 군대 갔다 와도 별로 달라진 것은 없고, 심하진 않지만 좀 맞았었다.
행동이 굼뜬 편이고 눈치도 없어서 하는 행동은 단순하고 헛점투성이다.
그렇다고 그다지 성실하거나 꾸준히 노력하지도 못하는 성격이다.
그저 항상 하는 일이, 힘들어 하면서도 참아가면서 하고, 고민하고, 답답해 하는 것이다.
내가 사는 세상에서 태어나고 길러진 난데 왜 세상의 관점에 맞지 않는 특성을 많이 지니고 있는 것일까?
맞다, 난 이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니지.
지금의 내 모습이 온전한 모습은 아니지만 세상이 원하는 데로 살고 싶지도 않다.
내가 가야할 나만의 길을 걸어 완전해지고 싶다.
요즘 사람들을 대하는 게 많이 피곤한 일이라고 느낀다.
피곤을 느끼는 패턴은 이러하다.
내가 평소 하던대로 행동한다. 누군가가 그것을 보고 답답하거나 못마땅해 내게 나의 모습에 대한 불만을 내게 표현한다. 난 그 사람이 나 때문에 답답해하고 힘들어해서 괴롭고, 지금의 내 모습이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모습이 아닌 것을 알고, 또 잘 변하지도 않는 것을 알아서 답답한 마음이 든다.
뭘 해야 할 지 모르겠다.
뭐가 옳은 것인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내가 뭘 잘 한 것도 없다.
하나님께 날 더 좋게 변화시켜달라고 기도드렸다.
좀 더 온전하고 평온한 모양으로 바뀌고 싶다.
생각뿐 말뿐.
달라지는 것이 없다.

20060502

잊고 다시 기억하고

수술실 선생님들께 배웠던 것들을 잊었다가 그러면 안 된다는 말씀을 듣고 다시 기억한다.
오류는 아주 조금씩 줄어들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지금은 방 안이 더워서 웃도리를 벗었다.
병원에서 오후에 한가할 때 더워서 창문을 열었더니 더운 바람이 흘러 들어왔다. 창 밖에는 꽃도 피고 푸른 풀에 녹색 나뭇잎들에 화사한 색의 풍경이 봄이 제대로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벌써 5월이고.
조금 전의 날들의 추웠던 기억도 잊혀지고 다시 더운 날들을 기억하게 된다.

그렇다고 기억했던 것들을 잊었다고 해서 다시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다시 기억할 때는 처음보단 조금 더 익숙하고, 대응속도가 빠르고, 조금 덜 당황하게 된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라기 보다는, 이렇게, 잊었다가 다시 기억하는 것을 반복하면서 점점 나름의 대응방식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조금씩 나아지겠지.

왼쪽 뺨을 맞으면 오른쪽 뺨을 대야 하는 이유

가르침

20060430

내게, 가려지지 않는 태양 같은

2006년 C.C.C. 여름수련회를 준비하는 여호수아 기도회에 갔다.
찬양을 드리는데 눈이 부시고 더워서 점퍼에 달린 모자를 썼다.
어느 순간 갑자기 조금 어두워져서 하늘을 봤더니 작은 구름이 태양을 가리고 있었다.
겨우 그깟 작은 구름이 태양을 가렸을 뿐인데 마치 온 세상이 어두워진 것 같았다.
하지만 작은 구름 주위 사방으로 빛이 세어나오고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구름이 지나가고 다시 태양은 쳐다보기 힘든 눈부신 빛을 발했다.
한결같이 환한 빛을 내는 너무 이쁘고 맘에 드는 눈부신 태양을 보고 있으려니 울컥 눈물이 솟았다.
어둠같은 게 날 감싸는 것도 잠깐이겠지.
찬양 인도하시는 분이 하나님이 각자에게 어떤분인지 고백하자고 하셨다.
난 하나님께 '당신은 제게 저 가려지지 않는 태양같은 분이에요.'하고 말씀드렸다.
물론 태양보다도 훨씬 더 위대하고 멋지신 분이겠지만.

20060420

많은 사람들 틈 어디엔가에서

지금보다 조금 더 어렸을 때, 나는 뭔가 특별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믿었었다.
사람들이 많은 사람들 가운데서도 금세 그 독창적인 모습으로 사람들이 날 구별해 내고
내게는 나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사람들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며
사람들과 친숙하게 어울리지만 함부로 하지 못하는 힘과 지위를 가진 사람이 될 것이라고 믿었었다.

명동이나 종로에 가면 예쁘고 멋지게 꾸민 수많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특정한 사람들을 하나 하나 구분해서 관찰하기가 힘들다.
그 수많은 사람들도 내가 거기에서 '여기 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 내가 있구나.' 하고 생각하는지 모를 것이다.
아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던지 신경쓸 필요를 느끼지 못할 만큼 너무 많은 사람들이 너무 많은 일들로 바빠 보였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그 사람들 속에서 내가 흩어져 사라져 버릴 것 같았다.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사람이 될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하는 지금의 나를 예전의 내가 알았다면 많이 실망할까?
내가 예전의 그 막연한 꿈을 꾸던 아이에게 "눈에 띄지 않게 저기 저 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가 되는 삶을 유지하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야."라고 말하는 게 그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일일까?

사람들 사이에서 지낼 때 겸손한 듯 자기를 낮출 때가 많은데, 그건 겸손이나 양보가 아니라 자포자기이다.
하지만 낮아질 대로 낮아졌다고 여기면서도 경제적, 신체적 부족함으로 기본적인 삶의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며 '내가 저 사람들보다는 환경이 좋구나.'하면서 위안을 얻는 것을 보면
내가 나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별볼일 없는 사람으로 생각하지도 않는가 보다.

나중에, 나보다 어린 사람들이 훨씬 많을 때,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면서 사람들이 다 알아주지는 않더라도 스스로 돌아보기에 의미가 있고 후회없는 삶을 살았다 여기며 혼자서도 씨익 웃고 싶다.
다른 많은 사람들도 각자 자기 일 하면서 나같은 바램을 할까?
그러던지 말던지.
사람들은 너무 많고 지금은 내 몸 하나 추스르기에도 벅차다.
나부터 살고 봐야지.

부지런해서 뭔가 근사한 것들을 자꾸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부럽다.
나도 뭔가 할 게 있을 텐데.

20060404

소심이라는 단어가 자꾸 내 머릿속에 맴돌아.

어떤 사람의 소심함을 표현하는 말 중에 "집에가서 일기쓴다."란 말이 있다.
지금 내가 하는 짓이 딱 그 꼴이라는 생각.

모두의 마음에 들 순 없다.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들기 위해 애쓰다 보면
결국 아무의 마음에도 들지 않는 사람이 된다.
모두의 마음에 드는 것은 불가능한 환상이다.
예수님조차 그를 반대하는 사람이 있었다.
아니 오히려 그를 지지하는 사람이 소수였다.
내가 가려고 하는 한 방향으로 가자.
오해도 있을 수 있고 반대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흔들리지 말고 가자.

근데 자꾸 옆에서 뭐라고 하는게 신경쓰인다.
소심한 녀석.

변명

난 말을 잘 못하며(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말하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누가 내 뜻을 오해하면 ,별로 말을 하고 싶지 않은데 변명하는 말을 해야 한다.
변명을 할 때엔, 아닌 척 하지만, 얘기 안 할 순 없어서 마지못해 말을 할 때가 많다.
나름대로 친절하게 내 마음을 솔직하게 얘기하며 더 이상 오해하지 않도록 애쓴다.
마음속으로는 '될 되로 되라지'하는 아니면 더욱 오해하도록 만들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엔 오해가 안 풀릴까봐 조마조마해 하며 구차한 변명으로 나를 나쁘게 보지 않기를 원한다.
별로 말도 안 하다가 기껏 내가 하는 말들은 다 구차하고 구질구질한 변명인 듯할 때가 있다.
난 왜 그렇게 나쁘게 보이지 않게 애쓸까?
실제로 그렇게 좋은 사람도 아니면서.
겁이 너무 많다.
주위 사람을 너무 의식한다.

20060330

피곤함

너무 지쳐서 눈이 마구 감기고 쓰러지기 전에는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은
'이 정도면 피곤하겠지.'하는 마음이다.
'오늘 일이 바쁘고 힘들었으니 내가 피곤할 거야.'
'어젯밤에 잠 안자고 놀았으니 난 졸립고 피곤할 거야.'하는 생각들.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쳐서
더 자야 할 것 같고,
밖에 돌아다니지 말고 집에 있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하루 3~4시간만 자면서도 다른 사람보다 더 활기차게 의욕적으로 사는 사람의 얘길 듣고서
나 자신을 돌이켜보면
내가 정말 피곤했었던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피곤하다고 엄살피우며 참 잘 쉬며 살았다.
고마워. 덕분에 잘 쉬었어.

20060329

불친절함 그러나 진실함

진실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사람은 어쩌면 처음 대면할 때에는 불친절해 보일 지도 모른다. 반대로 첫 대면에서 너무 좋은 모습과 완벽한 면만 보았다면 그 안에 진실된 마음이 없을 수도 있다. 첫 인상은 커다란 힘으로 많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나도 거기서 자유로울 순 없지만, 첫 인상을 믿지 않고 싶다. 첫 인상은 준비되고 왜곡되기 쉬우니까. 그 사람의 진실됨을 아는 것은 판단을 유보한 채 조금의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진실된 사람처럼 보이려면 정말 진실된 사람이 되는 수 밖에 없다. 오래도록 진실됨을 가장할 순 없다. 만약 평생 자신 안에 거짓을 감추고 진실된 모습처럼 꾸미며 사는 것이 가능하다 해도, 그렇게 오래 진실된 모습을 가장하다 보면 정말 진실된 사람이 되어버릴 것이다.

20060323

개구리의 본분

개구리가 올챙이적 생각 못 한다는 말이 있다.
개구리로서 올챙이적을 잊고 개구리의 시선으로 올챙이를 바라보는 것은 개구리의 본분이다.
아니라면 그걸 개구리라고 할 수 있을까?
개구리가 되어서도 예전 올챙이적 생각을 간직한다면
자신도 피곤하고
올챙이들도 부담스럽고
같은 급의 개구리들로서도 여간 꺼림직한 것이 아니다.
올챙이는 어서 빨리 개구리가 되어야 할 따름이다.
개구리가 자주 쓰는 "꼬우면 니가 개구리해라." 라는 말은 자연의 순리를 달리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간혹 자신의 본분을 잊고 올챙이적을 잊지 않아 모두를 불편하게하는 정신나간 개구리가 몇마리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치사해.

1.

ㄱ : 세상에 죽지 않는 게 있을까?
ㄴ : 난 죽지 않아.
ㄱ : 치사해. 넌 무생물이잖아.


2.

ㄱ :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게 있을까?
ㄴ : 난 변하지 않아.
ㄱ : 치사해. 넌 관념이잖아.

인체에 무해하나 먹지 마십시오.

먹어도 된다는 건가?

20060314

진심

내가 뭘 잘못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서는 그 사람의 안타깝고 답답한 진심이 느껴진다.
그런데 가끔 내게 칭찬을 하는 사람들에게서는 그 사람의 진심이 느껴진다기 보다는 저 사람이 그냥 내 기분 좋게 하려고 칭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그 사람의 마음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
왜 그럴까?

20060311

수술실에서


수술실에서
Originally uploaded by eunduk.

총무과 직원이 찍어줌.
사진기가 되게 좋아 보였음.
병원 직원 홈페이지에 들어갈 사진이라고 함.

20060308

침착하게 빠져나오다.

퇴근 길에 디브이디나 한편 빌려 보려고 비디오가게에 들렀다. 영화를 하나 집었다가 아까 직장에서 회비 내서 돈이 없다는 것을 떠올렸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침착하게 들고 있던 디브이디를 내려 놓고 자연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조금 돌아보다가 그 비디오 가게에 없을 것 같은 비디오 제목을 하나 댔다.
"휴먼 네이쳐 있어요?"
주인 아주머니는 없다고 하셨다. 난 더 이상의 망설임 없이, 미련 없이 거길 빠져나왔다.

20060307

사업 아이템 아이디어

전자렌지용 강냉이는 어떨까? 팝콘보다는 조금 더 큰 포장으로 만들고 외국에 수출도 하는 거다.

20060306

2번째 나이트 근무


분만 1건을 끝내고 다 치웠다. 청소도 이미 다 했고 물건도 다 채웠다. 분만 어시스트 서면서 많이 어설프고 서툴렀지만 그래도 혼자 해낼 수 있었다. 이제 익숙해지고 더욱 정확해지면 된다. 많이 졸립긴 하지만, 정말 조용해서 컴퓨터 팬 소리와 냉장고 소리와 소독기 돌아가는 소리를 분간해내며 글을 쓸 수 있는 이 시간이 마음에 든다.

아까 분만을 한 산모는 분만 후에 질벽이 많이 튿어져서 꿰메는 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아프다면서도 잘 참아내었다. 그렇게 아파하다가 자기 살 튿어내며 나온 아기를 환한 얼굴로 기뻐했다. 자식이란 게 부모에게는 그렇게 소중한 것이구나. 기꺼이 고통을 감수하며 어머니가 된 그 산모가 존경스러웠다.

20060304

사랑의 눈길로 돌아보시는 예수님

Luke 22 (Contemporary English Version)
61The Lord turned and looked at Peter. And Peter remembered that the Lord had said, "Before a rooster crows tomorrow morning, you will say three times that you don't know me." 62Then Peter went out and cried hard.


누가복음 22장

61절 주님은 돌아서서 베드로를 바라보셨다. 그리고 베드로는 주님이 "내일 아침 수탉이 3번 울기 전에, 너는 나를 3번 모른다고 할 거야." 라고 말씀하셨던 것을 기억했다. 62절 그리고 베드로는 나가서 크게 울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아끼는 제자였고 또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제자였다. 예수님이 베드로가 자신을 부인하리란 것을 아시고 그것에 대해 말씀하셨을 때 베드로는 절대 자신은 예수님을 부인하지 않으리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베드로는 예수님을 3번 부인했고, 베드로가 세번 예수님을 부인했을 때 예수님은 베드로를 돌아보셨다. 베드로를 바라보는 예수님의 시선은 '니가 그럴줄 알았다.'거나 '너 두고 보자.'하는 시선이 아니었다. 베드로는 예수님이 자신을 바라보는 그 시선을 통해 자신의 죄를 깨달았다. 그리고 베드로는 더이상 예수님을 부인하지 않고 죽을 때까지 예수님을 전하는 사람이 되었다. 예수님의 베드로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의 모든 약점을 알면서도 기다려 주시고 한번 더 바라봐 주시는 것이었다.예수님의 아끼는 제자였던 베드로조차 약하고 세상을 두려워할 때가 있었지만 예수님의 사랑의 눈길을 통해 세상에 예수님을 알리는데 크게 쓰임받는 사람이될수 있었다. 베드로에게는 비교도 되지 못할 나에게도 주님이그 따뜻한 사랑의 눈길로 지켜보고 있으시다는 것을 안다. 주님의그 엄청난 정의와 사랑의 시선과 마주쳤을 때에는 베드로처럼 크게 울고 깨닫자. 더이상 나를 바라보는 주님을 슬프시게 하지 말자.

20060301

그에게는 아주 소중한 사람

제왕절개를 마친 산모의 보호자(남편)에게 수술은 무사히 마쳤으며 환자는 건강하고 회복실에서는 면회가 안되며 2시간 후에 병실로 보내드리니 병실에서 기다리시는게 좋다고 말씀드렸다.
남편이 다 듣더니 "그래도 어떻게 그래요."하면서 수술실 앞 의자에서 기다린다고 했다.
그래서 난 환자가 나오는 곳과 사용하는 엘리베이터를 가르쳐 드렸다.
들어가서 남편이 기다리는 그 환자의 혈압을 측정했다.
'나한테는 수많은 환자중의 하나일 뿐이지만 밖에서 기다리는 남편에게는 소중한 사람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평소와 다르게 대한 것은 없지만 내가 좀 더 친절하게, 신경써서 환자를 대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혈압을 재고 나니 환자가 "밖에 보호자 있어요?"하고 물었다.
"네."하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들은 환자는 안심하는 듯 했다.
그 부부의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보기 좋았다.

20060224

예수님은 성인이 아니다.

가끔 예수님이 위인전들 중의 한 권으로 있는 것을 봅니다.
또 예수님이 4대 성인에 속한다고 하는 얘기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기독교를 믿지는 않지만 예수님이 훌륭한 분이라는 것은 인정한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절대 성인이 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분은 자신을 "하나님의 아들이자 곧 하나님"이라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그 말로서 예수님은 자신의 존재를 그저 선한 사람들 중 하나로 남겨두지 못하게 됩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는 이 세상을 창조한 하나님이 되고,
그 말이 거짓이라면 그는 정신질환자나 거짓말쟁이가 됩니다.
그의 존재를 인정하려면 그를 하나님이나 아주 못난 인간, 이 둘중의 하나로 선택해야 합니다.

20060223

소변을 통해 배우다

수술이 끝나고 환자를 옮기는 도중에 소변주머니가 잠궈지지 않은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소변이 새어나왔다. 수술실 바닥에 떨어진 소변이야 닦아내면 그만이다. 수술실 바닥이야 피나 기타 몸에서 나온 액체가 떨어지고 닦여지고 하는 곳이니까 소변정도야 대수롭지 않다. 하지만 소변이 흘러내리면서 내 발에도 묻었다. 근무중에는 양말을 신고 슬리퍼를 신고 근무하는데 발의 3분의 1 정도가 소변에 젖었다. 수간호사 선생님도 우연히 환자 옮기는 것 도와주시다가 소변이 흐르는 것을 보았는데 별 말씀은 하지 않으셨다. 아무말도 하지 않으신 수간호사 선생님께 고맙게 생각한다. 소변 주머니를 잠그지 않은 사람은 나였다. 그리고 소변주머니가 새어서 소변을 발에 묻힌 사람도 나였다. 결자해지라는 묶은 사람이 푼다는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갈아신을 양말은 없었다. 그저 바쁘게 일하는 도중 자연건조 시킬 따름이었다. 일 끝나고 친구도 만났는데 그 친구에게는 굳이 말하지 않았다. 아마 친구는 평소의 나와 다름 없다고 여겼을 것이다. 집에 돌아와서 냄새를 맡았는데 발냄새와 연한 소변냄새가 잘 섞여 불쾌한 냄새를 풍겼다. 이 일 덕분에 다음 수술부터는 확실히 소변주머니가 확실히 잠겼는지 꼭 확인하게 되었다. 몸으로 깨달은 확인하는 습관이랄까? 가장 미련한 방법이지만 효과는 확실하다.

20060219

졸업 그리고 감사

졸업을 했다.
간호사가 되었고 월급은 많지 않지만 병원에 취직도 했다.
바라던 것들이 이루어 졌다.
막상 이루어지니 싱거운 듯도 하지만
그리 쉽게 된 것도 아니다.
등록금 때문에 졸업이 더 늦춰지거나, 시험에 떨어져서 취업이 늦어질 수 있었다.
돈을 빌려준 국가와 친척, 공부도 못하는 내게 장학금을 준 교회, 복학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학업에 대한 많은 도움을 준 학교 교수님들과 조교님들 학우들, 내게 힘과 용기를 준 아는 모든 사람들, 그리고 누구보다도 자식이라는 이유로 온갖 고생 마다 않고 모든 것을 아낌없이 부어주시는 부모님, 항상 날 바라보시며 필요할 때마다 채워주시고 위로가 되어주신 하나님이 내게 도움을 주셨다.
내 힘으로 한 것이 하나도 없다.
한없이 고마운 마음과 아껴주시고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내가 많은 도움 받으며 살게 하신 것은 도움 받는 사람의 마음 잘 헤아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절한 도움 주며 살란 하나님의 뜻일 것이다.
이 고마운 마음 잊지 말고 모든 일에 감사하며 살자.

친절한 간호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

간단한 수술을 마치고 회복실에 누워 있는 환자가 내게 질문을 했다.
배가 아픈데 괜찮은 것인지.
소변을 보러 언제 가도 되는 것인지.
언제까지 누워 있어도 되는지.
다른 선생님이 모두 수술에 들어가거나 다른 일로 바빠서 내가 그 질문에 답해야 했다.

수술하면 배가 아플 수 있으며 아주 심하다면 얘기해 달라고 얘기하고 1시간 정도 편히 쉬시다가 별다른 이상 없으시면 퇴원하실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소변 보는 것에 대한 대답은 다른 선생님에게 물어봐서 가르쳐준다고 하고 물어봐서 대답했다.
30분 정도 있다고 화장실 가셔도 된다고 말씀드렸다.

친절한 간호사가 되기 위해선 많이 알아야 하고 환자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지금의 나는 환자가 물어보는 간단한 질문에 대답하는 것도 버거워 한다. 뭘 해 드리고 싶어도 뭐가 좋은 지도 모르고 섣불리 임의대로 판단하고 행동했다가 환자에게 해가 될 수도 있다. 또 오늘 일이 많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실수하고 혼나고 하느라 많이 지쳐서 지친 모습으로 대해 별로 친절하지 않게 대한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일찍 잘 거다. 푹 자면 더 활기차고 얼굴근육이 더 잘 풀어져서 쉽게 웃을 수 있겠지.

근데 왜 내가 친절한 간호사가 되고 싶은 거지?

예전에 실습할 때 보았던 친절한 간호사가 정말 멋져 보였다.

20060211

후회하지 말자.

엄마가 물과 우유를 사오라고 해서 마트로 향했다.

마트로 가는 길에 생각했다. 나는 엄마 심부름으로 물과 우유를 사러 가지만 분명 이것저것 먹을 것 눈에 보이는 데로 살 것이 뻔했다. 눈에 보이지 않았다면 필요를 느끼지도 못했을 것들 눈으로 보고 충동적으로 사는 것은 너무 어리석은 짓 같았다. 사지 않아도 불편없을 그런 군것질 거리들에 돈을 쓰는 것은 수동적이고 손해보는 수준 낮은 일인 것 같았다. 그래서 물과 우유 외에는 아무것도 사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좋아하는 초컬릿이 눈에 띄었다. 발렌타인 데이가 얼마 남지 않아 갖가지 초컬릿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 중에 내가 먹어보지 못한, 전부터 먹어보고 싶어했던 다스 초컬릿이 눈에 띄었지만 난 좀전의 생각끝에 내린 결론으로 마음을 굳히고 애써 외면하고 물과 우유만을 사서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물과 우유만을 들고 집으로 가면서 드는 생각은 새로운 맛의 초컬릿을 먹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초컬릿을 먹든 안 먹든 크게 상관 없다면 먹어서 즐거우면 그게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생각과 그에 따른 행동들을 종합해 볼 때 내린 결론

1. 별 일 아닌 일로 고민하지 말자.
2. 한 번 결정해서 시행했으면 다시 생각해서 후회하지 말자.

20060209

은덕 되다 간호사(eunduk be nurse)

근무가 끝나고 문자를 확인했더니 이런 문자가 와 있었다.

<00000000,0은덕>님은 제46회 간호사국가시험에 합격하셨습니다. -국가시험원-

자원의 활용

삶을 변화시켜 더 좋게 만드는 방법은 여럿이 있겠으나 내가 특히 관심 갖는 것은 현재 가진 자원을 가지고 그것들의 가치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코코아와 1회용 모카커피를 섞으면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맛이 어우러진 맛있는 쵸코모카커피가 된다.
내가 일하는 병원에서는 식권구입없이 이름만 적고 먹으면 되는데, 이름을 적는 이유는 식기 갯수 파악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난 일 끝나고 밥 먹고 가도 되는지를 같이 일하는 간호사 선생님에게 물었고, 상관없다는 말을 들었고, 직접 시도해 보아 하루에 병원에서 두끼를 먹어도 상관없다는 사실을 알고 그것을 활용했다. 매일은 못 먹겠지만 집에 별 대단한 먹거리 없을 때 병원에서 식사를 해결해 돈과 시간을 절약하고 설겆이도 안 해도 되는 엄청난 이득을 누릴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자연스런 삶에 가까운 생활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아직도 나의 손길을 기다리는 유용한 자원들이 여기저기에 아무렇게나 널려있다.

20060208

봉합사의 종류와 특징

1. Absorbable sutures
1) Catgut : subcutaneous bleeding vessel과 scrotum, perineum의 skin에 유용.

- 장점 : relatively strong and hold knots well.
- 단점 : tensile strength에 변화가 심하고, tissue reaction이 강하고, 변화가 심하다.
active foreign body로써 wound healing 장애 초래 가능성.
plain catgut - absorption이 10일, chromic catgut보다 inflammatory reaction이 크다.
chromic catgut - absorption 20일
2) Polyglycolic acid (Dexon) : muscle, fascia, capsule, tendon, subcuticular skin closure에 유용.

- absorption이 60-90일.
- inflammatory response가 경미하고 catgut보다 infection rate가 낮다.
- heart valve나 vascular prostheses에 사용하면 안 됨.
- should not be used in wounds known to be or suspected of being contaminated.
3) Polyglactic acid (Vicryl)

- Dexon과 많은 점에서 비슷함.(absorption이 60일)
- bacterial infection 때문에 percutaneous suture에는 사용안함.
4) Polydioxanone (PDS)

- monofilament, absorbable suture
- long duration of absorbability and extremely high tensile strength.
- difficult to handle and knot.
- nonmetallic polymer는 CT나 MRI때 나타나는 distortion을 피할 수 있음.
2. Nonabsorbable sutures
1) Silk

- protein filament
- natural nonabsorbable로 분류하지만 synthetic nonabsorbable보다 훨씬 빨리 strength를 갖는다.
- 장점 : good handling and knotting
- 단점 : infection rate, tissue reactivity, durability를 생각한다면 poor choice.
2) Cotton

- strong and pliable
- wetness makes the material stronger and knot firmer.
- should not be used in wounds known to be or suspected of being contaminated.
3) Polyester (Dacron)

- braided, synthetic, nonabsorbable,
- strength 및 durability (good) --> fascial suture에 excellent.
- knotting 및 braided이므로 infection wound 에 쓸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 knotting을 5번 정도 해야한다.
4) Nylon : most commonly used sutures in cutaneous surgery.

- very strong and smooth, but extra care must be taken in tying to prevent knot slippage.
5) Polypropylene (Prolene)

- provides smooth passage through tissues and minimal tissue reaction.
- 제조과정상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므로 같은 diameter의 needle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음.
-> hemostatic advantage for vascular anastomosis
- 제거가 용이하므로 running intradermal stitch에 유용.
6) Stainless steel : ligament, tendon, bone surgery

- strongest and least reactive suture
- 조작이 어렵고 조직에서 kinking되고 cutting을 막기 위한 주의가 필요.
- 단점 : CT검사상 linear artifact로 나타남.
possible movement of metal sutures during nuclear magnetic resonance studies.

수간호사 선생님이 공부해오라고 하신 것

출처 : 김인형(구글에서 봉합사의 종류로 검색 )

20060207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두 아이의 아빠, 제왕절개의 대가를 깨닫다
너무 편하려 갑자기 무언가를 바꾸면 당장은 깨닫지 못하지만 무언가 나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불안한 마음이 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다.

변화는 언제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그 흐름을 타던 휩쓸려 버리든 부서지든 변화되기 마련이다.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갑작스럽게 세상을 변화시키려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변화를 느끼며 그 흐름을 자신의 것으로 다루고 사용하는 것이다.

세계 아니 적어도 내가 사는 나라의 흐름 정도는 읽을 수 있어야한다.

그런 자연스런 사람이 되고 싶다.
Tuesday February 7, 2006 - 01:00am (KST)

20060206

데스노트

재밌다.
사람이 얼마나 머리를 쓸 수 있는지 그 한계를 생각해 보게 만드는 만화.
저렇게 머리쓰다 돌아버릴 것 같다.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고 자신의 기억마저 의심해야 한다.
모두가 마피아게임을 하는 느낌.

20060203

분만 과정

분만세트에 들어가는 것들



에피 시져, 탯줄 자르는 구부러진 시져, 실 자르는 시져 1개씩

켈리 2개

링 포셉 1개

니들 홀더 1개

헤모스테이트 1개

티슈 포셉(픽업) 1개

스몰 탭 2개

스몰 보울

라운드 니들, 컷팅 니들



분만 과정

분만 세트에서 인디케이터를 떼고 세트를 풀고 세트 안에 글러브 3개, 10cc 시린지, 넬라톤 카테터, 크로믹, 제대 클램프, 썩커 2개, 태고 솜 5~6개를 집어 넣는다.

아기 카트에 아기 카트용 세트 풀어 놓는다.

오른손에 글러브를 끼고 시린지에 리도카인 10cc 재어 놓는다.

왼손에도 글러브를 끼고 아기 카트에 글러브, 제대 클램프, 썩커 2개 넘겨 놓음

링 포셉으로 태고를 집어 회음부를 소독한다.

밑으로 찢어진 쪽을 아래로 해서 트랩을 펼쳐 놓는다.

넬라톤 카테타로 소변을 보게 한다.

세트를 분만순서에 맞게 준비한다. 리도카인, 에피 시져, 켈리 2개, 제대 자르는 시져, 그리고 나머지 순

분만과정에 맞게 의사에게 하나씩 건넨다 리도카인을 넘겨 마취시키고 에피시져를 넘겨 회음부를 절개하고 아기가 나오면 켈리로 탯줄을 잡고 의사 손가락에 걸고 오른손에 또 다른 켈리를 잡고 왼손으로 피를 훑은 후 켈리로 잡는다. 보호자에게 탯줄 자르는 시져를 건내서 탯줄을 자르게 한다.

제대를 산모 배 위로 올려 놓는다.

니들 홀더에 라운드 니들을 집고 크로믹 실을 끼워 의사에게 건낸다.

왼손엔 탭을 들고 슈쳐 부위의 피를 찍어내고 오른손으론 컷 시져로 실을 자른다.

분만이 끝나면 정리한다.

세트에 들었던 기구를 설겆이하고 다시 싸서 인디케이터에 2주 후의 날짜를 적어놓고 붙인다.

20060202

지각

병원 근무 이틀째.


수선생님이 8시반까지 오라고 하셨는데 8시 55분 쯤에 도착했다.


물론 근무는 9시부터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수선생님이 다음부터는 늦지 말라고 충고해 주셨다.


학교다닐 때의 습성이 남아있나 보다.


부끄러웠다.


이젠 새로운 사람이 되자.


다른 것은 몰라도 적어도 지각하지 않는 것만이라도 예전과 다른 내가 되자.


 

20060129

내 가슴에 손을

내 가슴에 손을

-하인리히 하이네

사랑하는 이여, 내 가슴에 손을 얹어 다오.
그리고 내 가슴의 고동을 들어 보아라.
거기에는 심술궃은 목수가 살고 있어
내 관을 열심히 짜는 것일세.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내리치는 쇠망치
덕분에 오랫동안 나는 잠들지 못하네.
빨리 끝내 주게, 목수여
깊이 잠들 수 있도록

어떨 때는 마음이 불안하고 너무 가슴이 두근거려 마음이 평안해지길 간절히 바라게 될 때가 있다. 내 마음대로 세상을 변화시켜 달라고 하고 싶어도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마음만이라도 평안하게 해 달라고 기도드린다. 하지만 진정한 평안은 불안과 고통이 삶을 모두 갉아먹은 뒤에나 가능할 것이다. 다행이다 끝이 있다는 게.

아아 나는 눈물이 싫어졌다.

아아 나는 눈물이 싫어졌다.

-하인리히 하이네

아아, 나는 눈물이 싫어졌네,
달콤한 근심에 쌓인 사랑의 눈물.
그처럼 그립던 마음이
그리움 그대로 끝나지 않을까 두렵구나.

아아 사랑의 달콤한 근심과
그 아프고 슬픈 기쁨이
또다시 내 가슴을 괴롭히려고
미처 아물지도 않은 가슴속에 밀려드누나.

친척집에 놀러와서 그림이 들어간 하인리히 하이네 시선집을 발견했다.

많은 시를 읽어보진 못했는데 하이네는 알고 있었다.
세계의 명시 모음같은 류의 책이었는데 하인리히 하이네는 유독 내 눈에 띄었었다.

77년도에 인쇄된 1000원짜리 책이다. 화라는 사람이 선에게 준다는 글이 첫장에 적혀 있다.

읽다가 맘에 드는 시들은 적어 두고 싶다.

20060127

간호사 국가고시를 치뤘다.

생각보다 많이 긴장되고 신경쓰였다.

시험을 보면서 어서 끝내고 나가고 싶은 생각이 자꾸 들었다.

이번에 꼭 합격해서 다시는 이 시험 안 보길 바란다.

이런 스트레스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다.

사람들이 나에게 뭐하는 사람이냐고 물으면 "간호사"라고 대답할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길 바란다.

20060118

먹고 살 만은 하지

엄마랑 전자렌지용 팝콘을 먹으면서 적어도 우리집 배 곯지는 않고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귀찮아서가 아니라 먹을 게 없어서 굶지는 않는다. 먹는 게 해결 된다고 사람이 만족하면서 살 수는 없지만 어떻게 되더라도 적어도 밥은 먹고 살아갈 것이며 큰 사고 없으면 꽤 오래 목숨 유지하며 살아갈 것이다. 적어도 먹고 살 만은 한 세상이다. 하하하.

기다리시는 하나님

Exodus 23 30Instead, I will force out your enemies little by little and give your nation time to grow strong enough to take over the land.


Contemporary English Version



나는 조금씩 조금씩 너희들의 적들을 몰아내서 너희들의 나라가 그 땅을 정복할 만큼 자랄 시간을 줄 거야.


하나님은 바로 가나안 사람들을 다 없애지 않으시고 이스라엘 백성이 약속된 땅을 정복할 만하게 될 때까지 기다리셨다. 내게도 계획을 가지고 조금씩 조금씩 준비하면서 기다로고 있으실 것이다. 지금 갑자기 내게 큰 힘이나 돈이나 지위가 주어진다고 해도 지금의 나는 그것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 때가 되면 하나님의 일에 필요한 만큼 채워 주시겠지. 그래도 기다리시는 하나님 많이 답답하실 것 같다. 아직도 멀은 것 같으니.

20060116

육교를 걷다가 발견한 것


빤쓰


Originally uploaded by eunduk.


육교를 걷다가 계단 틈에 들어간 하얀 천뭉치 같은 것을 보았다. 자세히 보니 여성용 팬티였다. 일단 폰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두고 어떤 이유로 저것이 저기에 있을까를 상상하고 이것에 대해 글을 쓰리라 마음 먹었다.


그런데 집에 와서 대체 무엇 때문에 저 팬티에 대한 글을 써야 하는 것인지 그저 내 마음 내키는 대로 해도 되는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나에 대해 뭐라고 하던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던가는 별로 상관이 없는데 내가 무심코 한 행동이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고 기분나쁘게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되었다.

군대 갔다 와서 특히 내가 하고 싶은 쓸데 없는 작은 일들을 실천하는 게 습성이 되어버렸다. 지나가다 먹고 싶은 것 먹고 아무 때나 돌아다니고 싶으면 돌아다니고 친구들에게 문득 생각난 것을 장난쳐보고 하는 것 같은 일 말이다. 군대에서 하고싶은 것 하지 못하고 억눌렸던 욕망들이 아직까지도 발산되는 것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주일에 교회 청년부 친구들에게 얘기 해봤는데 별로 큰 일 아니라고 그런거 써도 상관 없다고 해서 용기내어 쓴다.


저 팬티가 왜 저기에 있을까? 몇가지 가설을 세워보았다.


1. 어떤 여자가 술먹고 오줌쌌는데 친구가 편의점 가서 새 팬티를 사서 입히고 집에 보낸 후 자기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주머니에 있는 팬티를 버릴 곳을 찾다가 육교 계단 틈에 버렸다.


2. 어떤 여자가 잠이 안 와서 새벽에 옷장 정리를 하다가 사연이 있는 팬티를 발견한다. 그 팬티는 예전 남자친구가 사준 것이다. 그것을 들고 새벽에 예전에 함께 거닐던 추억의 길을 더듬어 간다. 걷는 도중에 육교에 다다르자 감정에 복받쳐 눈물을 흘리는데 주머니에 마땅히 눈물을 닦을 것이 없어 팬티로 눈물을 닦는다. 그리고는 그 팬티를 저 육교 계단 틈에 넣고는 이제 다 잊기로 결심하고 집에 돌아가 편안하게 잘 잔다.


3. 한 할 일 없는 남자가 육교 계단 틈에 여성용 팬티를 넣어두면 얼마만에 없어지는지 궁굼해서 새벽에 몰래 저기다 넣어두고 매일 주기적으로 확인하러 온다.


어떤 이유에서건 낯선 장소에 있는 팬티 한 장 덕분에 혼자 상상해보고 글도 쓰며 놀 수 있었다.


육교 계단 틈에 팬티 넣어두신 분 고마워요.

자비로운 하나님

Exodus 25Don't charge interest when you lend money to any of my people who are in need. 26Before sunset you must return any coat taken as security for a loan, 27because that is the only cover the poor have when they sleep at night. I am a merciful God, and when they call out to me, I will come to help them.Contemporary English Version (CEV)

Copyright © 1995 by American Bible Society

나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줄 땐 이자를 받지 마.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옷을 전당잡혔으면 해가 지기 전에는 돌려줘. 그 옷은 그 사람들이 잘 때 입고 자는 옷이기 때문이야. 나는 자비로운 하나님이고, 그래서 그 사람들이 나를 부르면, 나는 그들에게 가서 도와줄 거야.
하나님 꼭 그들을 도와주세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은 도와줄 사람이 없어요. 약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사람들에게는 무서움을 알게 해 주세요. 그리고 제가 저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게 해가 되는 일을 하지 않게 이끌어 주세요. 그래서 언제나 하나님은 제게 자비로운 하나님이 되어 주세요. 사람들이 자비로운 하나님을 많이 알게 해 주세요.